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가 KB 국민은행을 필두로 한 금융기관의 알뜰폰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해 재차 우려를 표시했다.
유통협회는 29일 성명서를 내고, 금융위원회에 지난해 결정된 KB 리브엠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연장과 금융기관의 알뜰폰 시장 진출과 관련된 질의에 답변을 요구했다.
유통협회는 KB 리브엠의 가파른 성장이 도매대가 이하의 요금 할인과 과도한 사은품을 활용한 마케팅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KB 국민은행의 행보가 중소 이통 유통업체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KB 리브엠은 지난해 10월 쿠팡과 제휴해 아이폰13 출시시점에 최대 22만원의 과다 사은품을 지급했다. 이에 쿠팡은 방송통신위원회의 행정지도를 받기도 했다. 같은해 12월에는 '최대 24만 포인트리 지급', '갤럭시핏2지급'과 같은 총4억여원 수준의 이벤트를 진행했다. 올해 갤럭시S22 출시 때는 삼성디지털프라자와 연계해 최대 10만원 상당의 경품을 제공하는 자급제 단말기를 판매하기도 했다. KB 리브엠은 올해 상반기에 누적 가입자 30만 명을 달성하는 등 월 1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다.
이통 시장에서는 현재 금융위가 추진하는 금산분리 완화 카드에 알뜰폰 시장이 가장 먼저 타깃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알뜰폰 시장이 금융기관에게 전면 개방돼 KB 리브엠과 같이 거대 자본을 앞세워 마케팅 경쟁을 이어가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경우 영세한 중소 유통업체는 경쟁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통협회는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금융규제 샌드박스 인가를 재검토 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금융위에 제출한 바 있다. 지난 7월에는 유통협회, KB노조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KB 리브엠의 혁신금융서비스 재인가에 대한 결정이 타당한 것인지 금융위에 질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위에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
유통협회 관계자는 “금융위가 이동통신 유통업계 종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문제를 풀어가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KB 국민은행과 한 편이 돼 힘없는 중소 유통업체들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