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접견하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우려를 재차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 미국 순방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IRA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을 강조한 바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법 집행 과정에서 한국의 우려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만나 “한미 양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정신을 바탕으로 상호 만족할 만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IRA에 따라 올해 연말까지 북미 지역에서 조립된 전기차에만 세액공제(보조금 효과)를 제공한다. 내년부터는 북미 지역에서 채굴된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배터리를 활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한다.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끊기면 미국 시장에서 우리 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해리스 부통령은 “나와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의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 (IRA)법률 집행 과정에서 한국 측 우려를 해소할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챙겨보겠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필요시 금융안정을 위한 유동성공급장치를 실행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한 양국 정상 차원의 합의사항도 재확인했다. 유동성공급장치에는 한미 통화스와프 등이 포함된다.
윤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으로 우주개발을 적극 주도하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 한미간 우주분야 협력 강화를 기대했다. 해리스 부통령도 양국 간 우주협력 강화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또 내년 한미동맹 70주년을 계기로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 계획 관련 세부 내용을 외교채널을 통해 협의키로 했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한미 정상간 '48초 만남' 논란,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 등에 대해 “미국 측은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 깊은 신뢰를 가지고 있고, 지난 만남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외교 참사'라며 공세를 높이는 가운데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
안영국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