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에 실제 눈이 달려있다면 어떨까. 픽사의 자동차 애니메이션 '카'(Car), 영국의 인기 어린이 TV 프로그램 '토마스와 친구들'을 닮은 눈 달린 자율주행차가 보행자의 안전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일본 도쿄대학 연구팀이 수행한 자율주행 관련 연구를 소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다수의 보행자는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는지를 차량에 탑승하고 있는 운전자를 보고 판단한다. 하지만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차의 경우에는 위 같은 판단을 내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에 연구팀은 자동차 전면에 커다란 눈 한 쌍을 부착해 보행자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테스트를 진행했다. 시뮬레이션을 위해 안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골프 카트를 이용, 눈은 좌우로 돌아가도록 조작했다.
총 18명의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가상현실(VR) 실험에서 지원자들은 다가오는 골프 카트 앞을 지나 길을 건널지 여부에 대해서 결정해야 했다. 참가자들은 무작위로 여러 차례 다양한 시나리오를 경험했다. 카트 앞 도로를 건널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시간은 매번 3초씩 주어졌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카트 앞을 건너기를 주저하는 빈도와 위험할 때 건너는 것을 선택한 빈도 등을 측정했다. 전반적으로 눈을 부착한 카트 앞에서 참가자는 더 안전하고 원활한 횡단 패턴을 보였다.
위험하게 길을 건너던 보행자는 조금 더 안전하게, 너무 조심한 나머지 비효율적으로 길을 건너던 보행자는 더 효율적으로 도로를 횡단했다.
카트 앞에 달린 눈이 어떤 느낌을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귀엽다고 생각하는 참가자가 있는가 하면 소름 끼치거나 무섭다고 보는 참가자도 있었다.
이가라시 타키오 도쿄대 교수는 “연령·배경과 같은 다른 요소들도 참가자들의 반응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미래의 자율주행 세계에서 색다른 통신 방식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실험은 자율주행 자동차와 보행자 등 주변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에 대해 더 많은 조사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자율주행차와 관련해 사회에 안전과 확신을 가져다주기 위해 그러한 상호작용에 대한 더 많은 조사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