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 해저에서 정체불명의 푸른색 끈적이가 발견됐다. 산호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생명체는 스폰지나 피낭동물로도 보여 해양학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이 생명체는 지난달 말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의 산타크루즈 섬 인근을 탐사하던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이 원격 조종 탐사선(ROV) 카메라에 포착됐다.
NOAA는 해저를 탐사하는 영상을 유튜브에서 생중계하고 있는데, 이 생명체 역시 유튜브에 송출됐다. 이에 네티즌들은 “손 마사지공같이 생겼다” “오징어 알? 해파리?” “해양생물은 정말 놀랍다” 등 반응을 보였다.
이 생명체는 400~600m 심해에서 바닥에 딱 붙어 미동도 없이 있다가 발견됐다. 처음에는 동그랗게 뭉쳐있으나 잠시 뒤 녹은 젤리처럼 바닥에 축 쳐진다.
끈적끈적해 보이는 푸른색 몸통 때문에 NOAA 연구팀은 이 생명체를 ‘블루 구(Blue Goo, 파란색 끈적이)’라고 별명을 붙였다. 연구팀은 그러면서 “산호나 해면동물(스펀지)일 가능성도 있지만 피낭동물(멍게 등 동물, Tunicate)일 수도 있다”며 “바위가 아니라고 밖에는 설명 못하겠다. 정체를 모르겠다”고 농담했다.
그러나 이 또한 추측일 뿐 정확하지는 않다. 세계해양생물종등록소(WoRMs, World Register of Marine Species)와 NOAA에 따르면 부드러운 산호는 2000여 종, 해면동물은 8500여 종, 피낭동물은 3000여 종에 달한다. 이를 모두 생김새만으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블루 구’처럼 종을 식별할 수 없는 해양 생물은 실제로 표본을 수집할 때까지 미스터리로 남는다고 미국 과학 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는 전했다.
NOAA 연구팀은 미스터리한 ‘블루 구’가 영상 시청자와 과학자 모두에게 즐겁고 중요한 이유를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 외에도 NOAA는 탐사선으로 파랑눈매퉁이(Chlorophthalmidae), 폴리믹시아(Polymixia), 아귀(goosefish), 에니프니아스테스 엑시미아(Enypniastes eximia) 등을 포착했다. 특히 에니프니아스테스 엑시미아는 물에서 부유하는 해삼 일종으로 오븐에 넣기 전 닭요리 같다며 ‘머리없는 치킨 몬스터’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한편, NOAA는 ‘보이지 투 더 릿지(Voyage to the Ridge) 2022’ 시리즈의 일환으로 4개월 전부터 북대서양 인근을 탐사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