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사내 흩어져 있는 기업간거래(B2B) 서비스를 네이버클라우드로 합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사업간 시너지 극대화할 수 있고, 해외 진출 시 '한 몸'으로 움직이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 판단에서다. 네이버는 기존 기업소비자간거래(B2C)에서 B2B로, 국내에서 해외로 무게중심을 옮겨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클로바CIC를 비롯해 네이버웍스, 네이버웨일, 파파고 등을 모두 네이버클라우드 계열사로 흡수하는 것을 논의 중이다. 당초 클라우드와 기술적 협업이 많은 클로바CIC가 우선 흡수되는 것이 유력했으나 B2B 서비스 전체로 확대됐다.
네이버가 이같은 조직 개편을 추진하는 데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및 조직간 유기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올해 매출액 1조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2019년 4925억원, 2020년 6221억원, 지난해엔 860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 2019년부터 매년 좋은 성적표를 받았지만 매출의 절반 이상이 계열사 등을 통해 발생되면서 '반쪽자리 성장'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이에 계열사 의존도를 낮추고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B2B 서비스를 한데 모으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흡수를 고려하는 클로바(AI), 웨일(브라우저), 웍스(협업 솔루션), 파파고(번역) 등의 서비스는 네이버 B2B 비즈니스의 핵심 사업으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다. 앞서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지난 5월 기관투자자 대상 설명회에서 “네이버의 기술 역량을 통합해 (기업용)솔루션으로 판매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들 서비스는 그간 네이버클라우드를 필두로 일본 시장을 두드려왔다. 네이버웍스는 일본 비즈니스 협업도구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클로바의 야심작 '클로바 스튜디오'도 네이버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국내 베타 테스트를 거쳐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토종 웹 브라우저 '웨일'도 올해부터 해외시장에 도전장을 낸 상황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B2B 사업에서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들 사업과의 시너지도 배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여러 사업부문이 합쳐지게 되면 네이버클라우드 사명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내부 정통한 한 관계자는 “네이버클라우드측에서는 사명 변경 없이 덩치를 키우고 싶겠으나 보다 큰 청사진을 담을 수 있는 사명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며 “B2B 사업부문을 합치는 방향으로 논의 되고는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정석근 클로바CIC 대표도 내부 직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사업 목표와 비전에 관해 폭넓게 논의 중인 상황”이라고만 언급하며 클라우드와의 흡수설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는 후문이다.
<표>네이버클라우드 매출액 현황
<출처: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