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허리케인 '이언'(Ian)이 미국 남동부 플로리다를 강타한 가운데 생방송으로 상황을 보도하던 카메라맨이 카메라를 내려놓고 이재민을 돕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지난 1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호주 7뉴스 소속 카메라맨 그랜 엘리스는 특파원 팀 리스터와 함께 미국 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케인 '이안'의 피해 상황을 생방송으로 보도하고 있었다.
당시 영상을 보면 기자 뒤로 이재민들이 아이를 안거나 짐을 든 채 물이 범람한 도로를 위태롭게 건너는 모습이 보인다. 앨리스는 이 모습을 카메라로 줌인해 촬영하던 중 리스터에게 양해를 구한 뒤 갑자기 카메라를 땅에 내려놨다.
앨리스는 이재민들이 들고 있던 무거운 짐을 함께 나르거나 물살에 넘어진 이재민을 부축하는 등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이에 대해 기자 리스터는 “우리는 이곳에서 물을 건너는 몇몇 사람들을 돕고 있다”며 “저쪽에 있는 카메라맨이 대피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재민들의 집은 물에 잠겼고, 그들은 집을 버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하면서 앨리스 대신 카메라를 들어 그의 모습을 촬영했다.
앨리스는 물이 범람한 도로 위 위험하게 있던 이재민들이 다 나오고 나서야 제자리로 돌아와 다시 카메라를 들었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앨리스를 '영웅'이라고 부르며 칭찬했다. 방송 이후 리스터는 트위터에 “지난 40년 동안 카메라맨이 생방송 중 자리를 이탈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잘했어, 그랜”이라고 썼다.
미국 폭스뉴스는 “당시 카메라 앵글이 최고는 아니었지만 도움이 필요한 플로리다 주민을 향한 마음만은 분명 최고였다”고 평가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