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포시마크(Poshmark) 인수를 통해 글로벌 커머스 시장 선점에 나선다. 네이버가 보유한 라이브커머스, 스마트렌즈 기술 등을 결합해 글로벌 MZ세대 흡수를 노린다. 네이버가 포시마크를 인수한 이유는 글로벌 버티컬 커머스 시장의 급성장세 때문이다. 액티브 컨설팅(Activate Consulting)에 따르면 미국 중고 시장은 2025년에 약 1300억달러 규모로의 성장이 전망됐다. 2021~2025년 5년 동안 연평균 20% 성장할 것으로 보여 기대감도 크다.
리커머스 시장은 미국 소매업계에서도 떠오르고 있다. 물가 인상으로 지출을 줄이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기업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KOTRA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매업체 10곳 가운데 6곳은 리커머스를 제공하거나 고려한다고 답했다.
포시마크는 커뮤니티·소셜·커머스가 결합된 개인거래(C2C) 커머스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네이버와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는 글로벌 230여개국에서 'V 라이브'를 운영하며 라이브 기능 노하우를 쌓았다. 검증된 라이브 기술을 활용, 라이브커머스에서의 글로벌 시너지가 예상된다. 이와 함께 9월 네이버는 쇼핑라이브 숏클립 서비스를 출시, 본방송 매출의 45%가 숏클립 콘텐츠에서 나오는 등 새로운 판매 효과를 확인했다. 라이브커머스 기술을 결합했을 때 커머스 수익성을 자신하는 이유다.
연구개발(R&D) 인력과 비용에 투자한 점도 네이버와 기술 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부분이다. 포시마크의 R&D 인력은 전체 인력의 32% 수준이며, 비용은 전체 매출 대비 23%에 이른다. 네이버는 고객 유입 및 록인(Lock-in) 전략 핵심으로 편리한 '툴'을 꼽았다. 네이버는 사용자경험(UX)을 제고하기 위해 스마트렌즈 기술, 인공지능(AI) 추천 등을 포시마크에 접목할 계획이다.
포시마크 사용자의 80%가 MZ세대라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도 충분하다. MZ의 가치소비, 합리적 소비 트렌드에 따라 국내에서는 이미 중고거래 플랫폼 및 버티컬 커머스 애플리케이션(앱) 내 MZ세대 이용률이 높으며, 지속 증가세에 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2022년 8월 중고거래 플랫폼 3사에서의 MZ세대(2030) 이용자는 약 944만명으로 전체 이용자 가운데 42%를 차치하며, 전년 같은 달의 788만명에 비해 약 1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에이블리, 지그재그, 무신사, 브랜디를 합친 패션 버티컬 커머스 앱의 MZ 이용자는 약 903만명으로 58%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전년 동월 대비 약 4% 늘어났다.
네이버는 북미에서 MZ세대 중심으로 웹툰, 메타버스 등 차세대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포시마크와 네이버 콘텐츠 서비스의 사업 시너지가 기대된다. 마케팅 이벤트·채널 연계 등을 통한 마케팅 효율화 방안도 꾀한다.
서비스 현지화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포시마크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10년 이상 경험을 쌓은 경영진이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를 거점 삼아 글로벌 시장으로의 도약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포시마크가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1위 C2C 커머스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기술과 서비스 제공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실험을 통해 완성된 C2C 모델이 나오게 된다면 (서비스) 규모와 시너지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