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회장(삼성전자 부회장)이 복합위기 상황에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혁신 기술 도입으로 수요 창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M&A) 활성화가 필요하다면서도 삼성전자의 대형 M&A 추진 현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 회장은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KES 2022(한국전자전)' 개막식에서 전자업계가 디지털전환으로 인플레이션, 수요 둔화 등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회장은 “현재 산업계는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주요국들의 통화 긴축으로 말미암은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국내 전자산업은 반도체, 휴대폰, TV 등 주요 제품의 글로벌 수요가 감소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과 전통적인 제조기술 디지털전환이라는 큰 숙제도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회장은 또 “복합위기 극복을 위해 기존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디지털전환을 생존 전략으로 삼아 빅데이터, 인공지능(AI), IoT 등 혁신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 회장은 개막식 이후 1시간가량 진행된 부스 투어에서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등 주요 인사와 함께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을 포함해 스타트업, 연구기관 등 10여곳을 둘러봤다. 한 회장은 장 차관에게 삼성전자 C랩 부스 관계자 설명을 들으면서 최근 투자자들이 C랩과 같은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다고 소개하는 한편 이런 스타트업을 키우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M&A도 활성화돼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한 회장은 공식행사를 마치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M&A가 활성화돼야 서로 성장하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M&A 추진 현황에 대해서는 '보안사항'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한 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를 비롯해 공식석상에서 여러 차례 대형 M&A를 추진 중이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달 유럽, 중남미 출장을 다녀온 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ARM 인수 제안을 들어볼 것”이라고 언급하고, 손 회장이 최근 방한하면서 대형 M&A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 회장은 LG디스플레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도입 협업과 관련해서는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