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5일 정부조직 개편에 대해 “(우주항공청 등 개편 대상) 대부분이 야당도 대선과정에서 공약으로 내걸었던 부처였을 것”이라면서 “정식 발표 전 야당에 미리 충분히 설명하고 최대한 협치 과정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여당으로서도 최대한 부처의 변경에 따라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어느 정도 수능할 수 있겠다 하는 거버넌스 체제를 갖추려고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와 여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우주항공청 신설, 여성가족부 폐지, 재외동포청 설립, 국가보훈부 승격, 관광청 신설 등을 담은 정부조직 개편안을 마련해 입법안으로 조만간 국회에 제출할 전망이다. 다만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관련 기능을 보건복지부 산하 본부로 두는 개편안은 야권 지도부에 전달했지만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총리은 “여성가족부 같은 데는 이견이 좀 있을 수 있겠지만 제출하는 개편안 모두 관철됐으면 한다”면서 “양쪽이 같은 생각이지만 필요하면 좀 더 스터디를 하고 분명한 건 정식 발표하기 전 충분히 야당에 미리 설명하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주항공청 신설, 국가보훈처의 국가보훈부 격상, 재외동포청 신설 등은 문재인 정부 때에도 논의됐거나 대선과정에서 야권 공약사안이었던 만큼 정책 강화 필요성에 여야가 모두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평가다.
특히 우주산업은 고부가가치형 선진국 산업인 만큼 수많은 경제 효과를 창출한다. 그러나 한국은 우주 전략 거버넌스가 흩어져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황이다. 최종 의결은 국가우주위원회, 집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련 부처, 연구개발(R&D)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연구재단 우주기술단 등 연구기관이 각각 담당하고 있다. 정책 연속성과 속도감이 떨어지기도 하고, 전문성 확보가 어려워지거나 R&D와 현장 활용의 현업 연계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일본 등 해외 우주 강국은 모두 별도의 행정 조직을 설립해 우주 개발 정책을 체계적으로 만들고 시행하고 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대전의 연구·인재 개발, 전남의 발사체 산업, 경남의 위성 산업 등 3각 체제를 제대로 구축해서 미 항공우주국(NASA)를 모델로 한 우주항공청을 설립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다만, 우주항공청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경남·대전 지자체간 유치경쟁이 지나치게 가열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부는 항공우주청 설립 취지나 기능 등 보다 본질적 고민을 담아 충분한 논의를 거쳐 중장기 그랜드 프로젝트 비전을 담아 내야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이날 한 총리는 “아직 우주항공청이 될지, 항공우주청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정리가 되면 발표가 될 것”이라면서 “(기타 구체적 사안은) 이해관계자들과 논의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