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스마트홈 구현 열쇠로 평가 받는 글로벌 표준 '매터(Matter)'가 공개됐다. 플랫폼 종속 없는 스마트홈 환경 구현으로 업계 무한경쟁 체제를 예고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중 가장 먼저 표준 인증이 유력한 가운데 시장 1위 구글과 동맹도 준비 중이다.
글로벌 표준 단체인 CSA(Connectivity Standards Alliance)는 4일(현지시간) 매터 1.0 버전과 함께 테스팅 도구, 인증 프로그램 등을 공개했다. 2019년 시작된 글로벌 스마트홈 표준 개발이 3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매터는 인터넷 프로토콜(IP) 기반 홈 사물인터넷(IoT) 통신 표준이다. 이더넷과 와이파이, 스레드 기술을 이용해 IoT 기기 간, IoT 기기-스마트홈 플랫폼 간 연동·제어를 지원한다. 그동안 '구글 홈'에서만 작동했던 IoT 기기가 아마존 '알렉사'에서도 작동하는 등 플랫폼 종속성을 해소, 완전한 의미의 스마트홈 환경을 구현할 열쇠로 평가된다.
이번에 공개한 1.0 버전은 초기 단계 표준으로, 스마트 전구나 도어락, 스위치 등 비교적 작은 IoT 기기에 적합하다. 추후 대형 IoT 기기나 로봇 등에 적용할 버전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표준 개발에는 구글, 아마존, 애플 등 글로벌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과 테슬라, 월풀, 텍사스인스트루먼트, 화웨이 등 글로벌 정보기술(IT)·전자기업 280여곳이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KT, LG유플러스, 코웨이, HDC랩스, 삼진, TTA 등이 합류한 바 있다.
매터 등장으로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은 거대한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는 IoT 기기 별로 지원하는 스마트홈 플랫폼을 일일이 설치할 필요가 없는데다 기기 업체 역시 매터만 적용하면 어떤 플랫폼에서도 작동되기에 별도 지원 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 사용자 편의성과 IoT 업체의 스마트홈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내년 출하가 예상되는 전체 IoT 기기의 약 44%인 4억2400만개가 매터를 적용할 것으로 내다 봤다.
시장 1, 2위를 달리는 구글과 아마존이 연내 IoT 허브와 앱 등에 매터 지원을 발표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들보다 앞서 사실상 적용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는 이미 IoT 허브 역할을 하는 '스마트싱스 허브'와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 애플리케이션(앱)'에 표준을 적용, 최종 인증 과정을 밟고 있다. 오는 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22'에서 세계 최초 적용 결실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매터 생태계 확산을 위해 세계 1위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구글과 협업도 모색한다. 이론적으로 매터를 적용한 IoT 기기의 플랫폼 종속성은 사라지지만 사용자는 별도 인증·연동 작업 등을 거쳐야 한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협업해 사용자가 번거로움 없이 기기를 연동·제어할 수 있는 기술 협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인증 과정 중인 IoT 허브와 스마트홈 앱은 세계 첫 매터 인증 사례가 유력하다”면서 “구글과도 협업해 사용경험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