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로 환경을 구하자.”
스타스테크가 2017년 사업을 시작하며 세운 비전이다. 5년이 지난 현재 회사는 목표를 하나둘 채워가고 있다.
스타스테크는 불가사리로 친환경 제설제, 화장품 원료, 액상비료를 만드는 기업이다. 정부가 매년 1300t 정도를 소각, 폐기 처리할 정도로 바다의 골칫덩이인 불가사리를 가치 있는 상품으로 '업사이클링'하고 있는 것이다.
스타스테크는 불가사리를 활용한 친환경 제설제(에코스트원)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존 제설제는 눈 위에 뿌려진 뒤 녹으면서 염화이온을 생성해 차량 하부 부식과 아스팔트 손상은 물론 식물 황화 현상 등 문제를 일으킨다.
시중에 나온 친환경 제설제도 아쉽긴 마찬가지다. 일반 제설제에 부식방지제를 첨가한 형태인데, 부식률이 소금 대비 20%대에 불과해 부식 억제가 미흡하다. 수상생태계를 파괴하는 부식방지제도 다량 들어간다.
반면에 스타스테크 제설제는 불가사리에서 추출한 다공성 구조체를 통해 염화이온 흡착률을 높이고 부식 억제 효율을 극대화했다.
양승찬 스타스테크 대표는 “환경부가 인증하는 제설제 부식률은 30% 이하인데, 스타스테크 제품은 0.8%로 물보다 낮은 수준”이라면서 “부식방지제도 기존 친환경 제설제 대비 3분의 1 정도 밖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로 보수비와 차량 부식 피해 절감 등을 따졌을 때 불가사리를 이용한 제품의 사회적 가치는 1포(25㎏)당 약 70달러(약 9만원)로 추산된다.
불가사리에서 추출한 콜라겐으로 화장품 원료(페넬라겐)도 만들고 남은 폐액은 비료로 활용된다. 화장품 회사 4~5곳에서 연내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고 비료는 상용화돼 판매 중에 있다.
제설제 사업의 계절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준비한 사업다각화지만 불가사리를 끝까지 업사이클하며 가치를 창출 중이다.
양 대표는 “폐액까지 활용하기 때문에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100% 업사이클 달성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스테크는 7월 충남 당진에 공장을 세웠다. 총 55억원을 투자, 7759.4㎡ 규모로 자체 제조 라인을 갖췄다. 기술개발에 그치지 않고 제조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에도 기여하는 여정에 나선 것이다. 회사는 친환경 케미칼 회사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양 대표는 “벤처·스타트업 업계에선 '화학·제조'라는 키워드가 낯설고 인프라 문제로 케미칼 시장은 대규모 회사들이 자치했는데,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대두하면서 뾰족한 사업성을 가진 스타트업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고 말했다.
※미니 인터뷰-양승찬 스타스테크 대표
-창업 계기는.
▲고등학교(경기과학영재학교) 때 똑똑한 친구들이 많았다. 노력으로 뛰어넘을 수 없는 재능의 벽을 느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기획이나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비즈니스 쪽으로 관심을 가졌다. 대학교(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때 멘토 교수님을 통해 대기업 최고경영자와 1세대 벤처 대표 등을 만났다. 궁금증을 묻고 해결하다 보니 창업에 확신이 생겼고 '로우리스크 하이리턴'(저위험·고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타스테크 비즈니스가 ESG 흐름과 잘 맞은 것 같다.
▲사실 ESG는 지속가능한 경영 관점에서 필요한 요소를 명시한 것이다. 우리가 단순히 환경적이고 아름다운 일이어서 접근하는가 아니면 영업적으로 비즈니스가 가능한 구조였기에 관심을 갖는가를 고민했다. 결론적으로 친환경 제설제가 경제적인 솔루션이었다. 사업 구상 당시 ESG라는 단어도 없었고 친환경 정책이 지연되면 버텨야 하는 구조였다. 미국의 경우 눈이 많은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중고차 가격이 다르다. 도로 유지보수와 포장에 드는 예산도 압도적인 차이가 난다. 친환경 제설제가 더 경제적인 솔루션이고 비즈니스가 될 것 같았다.
-중국발 인산염 수급 문제가 있다고 들었다.
▲부식방지제에는 소량이나 현재 중국이 전략물자화하는 인산염이 대부분 사용된다. 인산염은 단가가 높고 변동성이 크다.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에서 발생하는 폐인산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는 폐인산을 처리해 재생 인산을 생산하고 직접 소비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폐인산을 재생 인산으로 만드는 공정 개발이 막바지에 있다. 마무리되면 순천공장에 신규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의 폐인산을 다시 인산으로 만들어 납품하는 'ESG 컨소시엄'도 가능하다.
-올해 3월 이노비즈 인증을 취득했다. 어떤 기대를 하고 있나.
우리 회사가 제조업이고 수입·수출을 하다 보니 현금 유동성 측면에서 도움이 필요한데, 보증한도를 늘려주는 제도가 있다. 또 자금조달부터 개발, 제조나 생산, 협업, 영업 과정에서 협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또 다른 비즈니스 기회도 열릴 것으로 본다.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늘어났다. 최근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추가 자금이 필요했는데, 기술보증기금의 이노비즈기업 대상 보증한도 우대 프로그램을 활용, 자금 확보가 원활히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