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산란을 위해 강으로 돌아온 연어 6만마리가 가뭄으로 떼죽음당했다고 5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캐나다의 최서단인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가뭄은 벌써 한달이 넘었다. 태평양과 로키산맥 사이에 위치한 이 지역은 바다로 향했던 연어들이 이 시기 산란을 위해 돌아오는 고향이기도 하다.
현지 연어보호단체인 새먼 네이션의 활동가 윌리엄 허스티는 이 지역의 충격적인 근황을 전했다. 그가 공개한 영상에는 떼죽음당한 연어들이 부패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바닥을 드러낸 강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연어들의 사체가 빼곡하다.
허스티는 영상을 촬영한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중부 해안지역인 하일츠크 공동체 지역뿐만 아니라 모든 지역의 강 수위가 위험할 정도로 낮다고 전했다. 그는 가디언에 “이번 가뭄으로 해안 전역이 몸살을 앓고 있다”며 “비정상적이다. 해마다 산란 전 연어가 죽는 모습을 봤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열흘 전 잠깐 내렸던 비가 연어에게 잘못된 신호를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어는 상류 계곡의 맑은 물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아갔다가 9~11월 산란기가 되면 자신이 태어난 하천으로 돌아와 알을 낳고 죽는다.
일반적으로 비가 오면 수위가 상승하고 이동이 쉬워져 비는 하천과 강을 따라 올라가라는 신호가 된다. 그러나 열흘 전 내렸던 비 이후로 더 이상 비가 내리지 않았고, 개울이 말라서 더는 이동하지 못한 연어들이 그대로 말라죽은 것이다.
한 생물학자는 하천 바닥에 6만 5000마리에 달하는 죽은 연어가 있을 것이며, 그 중 70% 이상이 산란하지 못했다고 추정했다.
연어는 지역의 다양한 동물들에게 단백질원이 된다. 연어의 집단폐사는 지역 생태계 붕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허스티는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