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에도 불구하고 10월 물가 정점론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추 부총리는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8월에는 경상수지 적자가 나올 것 같지만 9월에는 상대적으로 무역수지 적자 폭이 많이 줄어서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로 돌아서지 않았을까 전망한다”고 말했다.
경상수지는 7월 10억9000만달러 흑자였으나 8월 지표는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경우 재정수지와 경상수지가 동시에 적자인 '쌍둥이 적자'가 된다.
추 부총리는 “트라우마 때문에 구조적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고착화하고 이것이 위기의 단초가 되는 게 아닌가 많이들 걱정하는데 아직 한국은행과 국제기구는 올해와 내년 경상수지 흑자가 연간 300억달러가 훨씬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경상수지 적자가 경제 위기를 초래할 단초가 될 것이라고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 급등이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적자의 가장 큰 요인인데 에너지 부분을 덜어내고 다른 부문을 점검해보면 상대적으로 경상수지가 선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너지 절약 대책은 지난번에 이야기했고 상품수지, 무역수지, 서비스수지 이런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의 감산 조치에도 이번달이 물가 정점이 될 것이란 전망을 고수했다. 앞서 지난 5일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오는 11월 하루 원유 생산량을 이달 대비 200만 배럴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OPEC+의 감산 발표가 있긴 했지만 기조적으로 다시 국제유가를 가파르게 급등시키는 요인이 될지, 혹은 현재 나타나고 있는 하향 추세가 지금 수준으로 갈지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공공요금이나 외식 등 개인 서비스 가격은 한번 올라가면 내려가지 않는 하방 경직성이 있어 물가 정점을 지나더라도 상당히 높은 수준의 물가 상황이 지속될 듯하고 하락하더라도 굉장히 서서히 내려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다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추 부총리는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초기다, 이런 용어를 쓰는 경우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경제를 하는 전문가 입장에서 그렇게까지 하는 건 조금은 과한 표현”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물가는 지금보다 낮으나 평년보다는 높은 수준에 있고, 경기는 조금 둔화하는 그런 양상이 되지 않을까 한다”며 “올해는 2.6%로 예상한 수준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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