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집 피하려'… 보트 타고 美 알래스카로 망명한 러시아인

국외로 탈출하는 러시아인들. 사진=트위터 갈무리
국외로 탈출하는 러시아인들. 사진=트위터 갈무리

러시아인 2명이 군동원령 발령에 따른 당국의 징집을 피하기 위해 작은 보트를 타고 알래스카주까지 도피해 망명을 신청했다고 BBC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두 명의 러시아 남성이 러시아와 알래스카 사이에 위치한 세인트로렌스 섬의 감벨 마을에서 망명을 신청해왔다고 밝혔다.

섬의 북서쪽에 있는 감벨 마을은 거주민이 채 500명도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마을이다. DHS에 따르면, 이들은 작은 보트를 타고 4일(현지시간) 마을에 도착했다. 해변에 상륙한 뒤 망명을 신청했으며, 현재 망명 신청은 처리 중이다.

러시아인 2명이 출발한 러시아 추코츠키 아브토놈니와 감벨마을은 직선거리만 464km에 달한다. 사진=구글 지도
러시아인 2명이 출발한 러시아 추코츠키 아브토놈니와 감벨마을은 직선거리만 464km에 달한다. 사진=구글 지도

이 마을에 거주하는 공무원은 이들이 러시아의 추코츠키 아브토놈니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갬벨은 알래스카 서부 허브 커뮤니티인 노메에서 남서쪽으로 약 320km, 시베리아 추코트카 반도에서 약 58km 떨어져 있지만, 그들이 출발했다고 밝힌 지역에서는 직선거리만 464km에 달할 정도로 멀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가 지난달 예비군 대상으로 내린 동원령을 피해 도망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동원령 발령 이후 징집을 피하려는 러시아인들이 육로를 통해 카자흐스탄, 조지아, 핀란드 등 주변국으로 탈출하는 행렬이 잇따랐지만 알래스카 섬 마을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댄 설리번 알래스카주 상원의원은 “이번 사건을 통해 러시아 국민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침략 전쟁에서 싸우고 싶지 않다는 사실과 러시아와 인접한 알래스카의 안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