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의 달’ 유로파에서 근접 비행하고 있는 목성 탐사선 ‘주노’(Juno)가 유로파의 표면이 자세하게 보이는 이미지를 공개했다. 얼어붙은 유로파의 표면이 조각조각 부서진 모습이 선명하다.
미 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이하 나사 JPL)은 탐사선 주노가 지난달 29일 유로파를 근접 비행하며 촬영한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날 탐사선과 유로파의 거리는 단 352km로, 2000년 1월 우주선 갈릴레오호 이후 약 20년 만에 가장 근접해 화제가 됐다.
이번에는 주노가 또 다른 카메라 ‘스텔라 레퍼런스 유닛(SRU)’으로 412km 거리에서 촬영한 클로즈업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 카메라는 낮은 빛 환경에서도 촬영이 가능해 목성의 대기에서 번개를 발견하거나 목성의 고리 시스템을 포착하는 데 활용된다.
이 사진은 가로 200㎞, 세로 150㎞ 지역을 픽셀당 256∼340m씩 담고 있다. 얼음 표면에 홈과 능선이 선명하게 보이고, 오른쪽 아래에는 가로 37km, 세로 67km에 달하는 거대한 ‘4분음표’가 있다.
줄무늬는 얼음이 융기하면서 생긴 병렬 능선이며, 오른쪽 상단과 중앙 하단의 검은 얼룩은 얼음 밑 내부에서 표면으로 분출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흰점들은 유로파 주변의 심각한 방사선 환경에서 생긴 고에너지 입자 흔적이라고 나사 JPL은 설명했다.
주노 탐사선의 이 같은 근접 비행은 역대 세 번째로 가까운 접근이었다. 가장 먼저 나사의 보이저 2호가 1979년 유로파에 근접해 표면의 홈과 균열로 보이는 갈색 줄무늬를 촬영했으며, 2000년 갈릴레오가 얼음 행성 유로파 표면 아래 바다가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거리상으로 가장 근접한 우주선은 갈릴레오-보이저2호-주노 순이다.
거대한 가스 행성인 목성은 ‘소 태양계’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수많은 위성을 거느린 것으로 유명한데, 현재까지 밝혀진 것은 79개며 이 중 이름이 붙은 위성은 53개다.
이 중 가니메데, 칼리스토, 이오, 유로파 4개를 ‘갈릴레이 위성’이라고 부르며 과학자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다.
태양계에서 가장 크고 밝은 위성 가니메데는 수성보다도 크다. 칼리스토는 어두운 색의 얼음과 크레이터로 덮여 있으며, 이오는 태양계에서 화산이 가장 많은 위성이다. 적도 지름이 달의 90%인 유로파는 태양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위성으로 약 1마일(1.6km)에 달하는 얼음층 아래에 염도가 있는 바다가 존재해 생명체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노는 지난해 6월 가니메데 근처를 근접 비행했으며, 내년에는 이오를 근접 비행하며 연구할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다.
주노 미션 책임연구원인 사우스웨스트연구소(SwRI)의 스콧 볼턴은 "주노는 목성에만 초점을 맞춰 시작됐지만 임무 연장을 통해 갈릴레이 위성 네 개 중 세 개와 행성의 고리까지 탐사를 확대하게 됐다"면서 "이번 유로파 근접 비행으로 목성에서 가장 흥미로운 위성 두 개의 얼음 껍데기가 사뭇 다르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했다.
주노가 기록한 데이터는 다가오는 '유로파 클리퍼' 미션을 위해 활용된다. 이는 유로파에 대한 정밀 정찰을 수행하고 지하 바다가 있는 얼음 위성, 유로파가 생명체를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조사하는 직접 탐사 미션이다. ‘유로파 클리퍼’ 우주선은 2024년 10월 지구에서 발사돼 2030년부터 탐사를 시작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우주국(ESA) 또한 목성 얼음 위성 탐사선(JUICE)을 2023년 4월 보내, 2031년 7월부터 유로파와 가니메데, 칼리스토 등을 3년 반 동안 조사할 계획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