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英 테이트 미술관, 현대 커미션 '세실리아 비쿠냐'展 개막

英 테이트 모던 터바인 홀 전시
내년 4월 16일까지 진행

전시 전경
전시 전경

현대자동차와 영국 테이트 미술관의 장기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열리는 전시전이 11일(현지시간)부터 내년 4월 16일까지 개최된다.

'현대 커미션'은 현대자동차와 테이트 미술관이 현대미술의 발전과 대중화를 지원하기 위해 2014년 체결한 장기 파트너십에 따라 진행되는 대규모 전시 프로젝트다. 테이트 모던의 초대형 전시장 터바인 홀에서 매년 혁신적 예술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전경
전시 전경

△2015년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 △2016년 필립 파레노 △2017년 수퍼플렉스 △2018년 타니아 브루게라 △2019년 카라 워커 △2021년 아니카 이에 이어 예술가 세실리아 비쿠냐(1948년 칠레 산티아고 출생)가 올해 현대 커미션 작가로 참여한다.

세실리아 비쿠냐는 자연 재료와 전통 직조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텍스타일 조형 예술 및 대형 설치 작품으로 잘 알려진 예술가이자 시인이다. 공동체, 생태계, 환경 등 현대 사회의 주요 쟁점을 반영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전에서는 산림 파괴와 기후변화에 따른 토착인 피해에 대한 일종의 애도를 표현했다.

현대 커미션 작가 세실리아 비쿠냐
현대 커미션 작가 세실리아 비쿠냐

특히 여러 형태와 색상으로 매듭지어진 끈을 이용해 의사소통한 고대 안데스 지역의 언어 체계 '키푸(Quipu)'와 작가가 주목한 다양한 토착 역사와 문화, 환경 문제를 조명하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시는 테이트 모던의 터바인 홀 천장 양 끝에 설치한 길이 27m의 조형물과 오디오 및 디지털 작품으로 구성됐다.

터바인 홀 양 끝을 잇는 두 개의 조형물은 키푸에 기반을 둔 작품으로 가공되지 않은 양모, 식물성 섬유, 판지 등의 재료를 라틴 아메리카계 지역사회 여성들이 수집한 영국 템스강 유역에 버려진 점토 파이프, 도자기 조각 등과 함께 엮어냈다.

조형물의 형태는 죽은 숲을 상징하는 동시에 그 질감과 색은 앙상한 생태계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왼쪽부터) 프란시스 모리스 테이트 모던 관장, 현대 커미션 작가 세실리아 비쿠냐,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자동차 고객경험본부장 부사장이 기념 촬영하는 모습
(왼쪽부터) 프란시스 모리스 테이트 모던 관장, 현대 커미션 작가 세실리아 비쿠냐,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자동차 고객경험본부장 부사장이 기념 촬영하는 모습

각 조형물 내부의 스피커를 통해 전시장 안에 흐르는 오디오 작품 '사운드 키푸'는 콜롬비아 작곡가 리카르도 갈로와 협업한 것이다. 토착인의 전통 음악, 즉흥 연주, 현장에서 녹음한 숲의 소리 등을 한데 모았다.

또 전시장 내 스크린과 테이트 미술관 공식 웹사이트에서 토착인 사회 활동가들의 영상을 송출하는 작품인 '디지털 키푸'를 통해 사운드와 디지털 요소가 더해진 전시를 완성했다.

메인 전시와 더불어 오는 14일에는 전시 연계 활동으로 테이트 모던에서 열리는 '만남의 키푸: 의식과 집회'를 갖는다. 세계 예술가와 환경운동가, 과학자, 시인들이 참여하는 기후위기 예방 의식 행사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예술가 세실리아 비쿠냐가 선보이는 이번 현대 커미션은 전통과 문화, 역사와 기억이 어우러진 전시”라며 “관람객들이 한층 더 확장된 시각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