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신제품 아이폰14 시리즈에 탑재된 충돌 감지 기능이 놀이기구 탑승을 교통사고로 인식해 오작동한 사례가 발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족들과 오하이오주의 킹스 아일랜드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를 타던 중 충돌 감지 기능이 오작동해 911에 신고가 들어간 A씨의 사연을 전했다.
A씨는 패니 팩(허리에 매는 작은 가방)에 아이폰14 프로를 넣고 롤러코스터에 탑승했다. 빠른 속도로 수직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였다.
잠시 뒤 놀이기구에서 내려온 그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확인했다가 잠금 화면에 가득한 부재중 전화와 메시지에 놀랐다. 놀이기구 탑승 순간 충돌 감지 기능이 작동하면서 자동으로 911에 연락이 간 것이다.
관할 커뮤니케이션 센터에는 아이폰 자동 음성 메시지로 “이 아이폰의 주인은 심각한 자동차 사고를 당했고, 전화를 받을 수 없다”라는 연락이 도착했다. 해당 음성 메시지에는 현장에서 놀이기구를 즐기던 탑승객들의 비명소리도 함께 담겨 현장으로 911 구조대가 출동했고, 긴급 상황을 발견하지 못해 혼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하이오주의 워런 카운티 커뮤니케이션 센터는 현재까지 해당 놀이공원에서만 6건의 아이폰 충돌 감지 신고를 받았으며, 모두 9월 아이폰 14 시리즈가 출시된 이후라고 전했다. 시카고 인근 놀이공원에서도 롤러코스터에서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다. 또, 아이폰을 단순히 떨어뜨렸음에도 충돌 감지 기능이 작동된 경우도 있었다.
네브라스카 주에서 자동차가 나무를 들이받은 직후 아이폰14의 충돌 감지 신고가 들어가 목격자가 없음에도 운전자가 목숨을 구하는 등 유용한 사례도 있으나 이번 사례와 같은 잘못된 작동 사례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어 문제라고 WSJ은 지적했다.
WSJ은 “실제로 긴급 상황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잘못된 작동은 다른 현장에 출동해야 할 구조대를 엉뚱한 곳으로 이끌 수 있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아이폰 새 시리즈를 구매함에 따라 (오작동 사례는) 더 많이 발생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 애플 대변인은 “충돌 감지 알고리즘은 100만 시간 이상의 충돌 데이터, 실제 주행 및 충돌 테스트랩을 사용해 검증됐다. 심각한 사고 인식에 정확하다. 이 기술은 마음의 안정을 제공한다”라면서도 “문제에 대해서는 계속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