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공지능(AI) 스피커 보급률이 약 1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국내 시장에 AI 스피커가 보급된지 약 5년 만에 빠른 속도로 이용층이 확대됐다. 다만 대중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만큼 사용자의 이용 행태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개발 및 제공이 요구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음성인식 인공지능 기기의 대중화 가능성' 보고서에서 지난해 방송매체이용행태조사 결과 국내 음성인식 AI 기기 보유율이 전체 가구 14.7% 라고 밝혔다. 조사 대상 기기는 SK텔레콤 누구, KT 기가지니, LG유플러스 클로바, 아마존 에코, 구글홈 등을 포함했다.
국내에서 AI 스피커는 2016년 도입 이후 꾸준히 보급이 증가했다. 2018년 약 3.1%, 2019년 6%, 2020년 10.3%로 매해 성장해왔다. 보급률은 연령대별, 가구 유형별로 차이를 보였다. 특히 가구주의 나이가 30대일 경우 보급률이 26.2%로 가장 높았다. 40대인 경우가 24.2%로 뒤를 이었다. 유형별로는 독신가구나 1세대 가구보다는 2세대 가구나 3세대 가구에서 보급률이 더 높았다.
개인의 AI 스피커 이용 빈도는 매일 또는 일주일에 5∼6일 등 자주 이용하는 비율이 31.5%였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후부터 연령대가 높을수록 자주 이용한다는 비율이 높아져 70세 이상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AI스피커는 최근 시니어 돌봄 기능 등이 탑재되면서 독거노인 등을 위한 보급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AI스피커를 활용해 가장 많이 이용한 기능은 22.9%를 차지한 음악재생으로 나타났다. 이어 TV프로그램 재생 19.1%, 정보검색 14.2%, 시간 확인 및 알람 13.3%, 가구 내 전자기기 제어13.3% 순이었다. 연령별로 주로 이용하는 기능에도 차이를 보였는데, 10대~20대는 음악재생 기능을 가장 많이 이용했고, 30대는 시간 확인 및 알람 설정을 주로 활용했다. 40대~60대에서는 TV 프로그램재생, 70세 이상은 정보검색 비율이 높았다.
AI에 기반한 콘텐츠 이용도도 차이를 보였다. 이용 경험이 가장 많은 콘텐츠는 64.7%를 기록한 날씨 검색이었다. 이어 음악 추천 35.2%, 방송프로그램 및 영화 추천 29.7%, 뉴스 검색18.8%, 길안내·경로 검색 대화 8.4%의 순이었다.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AI 활용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진정한 대중화를 위해서는 소수 및 기업이 AI 개발 혜택을 독점하지 않고 개개인도 쉽고 편리하게 AI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특히 AI 스피커는 이용자가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라는 점에서 AI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영 KISDI 연구위원은 “인구노령화, 핵가족화, 1인 가구 증가라는 트렌드 하에서 음성인식 AI 기기는 노령층뿐만 아니라 독신 가구에서도 반려 가전으로서의 자리매김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