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식품 산업이 어떻게 비용을 낮추는지 폭로한 인기 인플루언서가 식품 업체들의 압박에 못 이겨 결국 자신의 계정을 삭제했다.
중국 주파이 신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징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신지페이는 식품 업계의 관행을 고발하는 영상을 중국판 틱톡 ‘더우인’에 게재하며 830만에 달하는 팔로워를 거느린 인기 식품 인플루언서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식품첨가물 등으로 식품 업계가 어떻게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을 높이는 지에 대해 고발하는 영상으로 인기를 모았다.
신지페이는 과일을 첨가하지 않고 식용 향료, 분말 염료, 물 및 해초 추출물을 사용해 가짜 젤리를 만드는 방법, 고기 없이 길거리의 저렴한 소시지를 만드는 방법, 잘게 다진 질 낮은 소고기를 하나의 스테이크로 만드는 방법 등을 소개했다.
한 영상에서는 “스테이크를 단돈 5위안(약 1000원)에 샀다. 여기에는 식품첨가물이 가득하다”며 “500g당 30위안(6000원) 밖에 안 되는 육포를 사서 기뻐했나? 생 쇠고기의 시세가 500g당 40위안(8000원)인데 어떻게 그 가격이 말이 되겠나” 등 중국 식품의 저렴한 가격은 식품첨가물로 버무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같은 영상이 인기를 얻자 식품업계 반발이 이어졌다. 준정부기관인 중국경공업협회 산하 중국식품신문은 지난 8월 신지페이가 "판매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격이 싸면 뭐든지 악이라는 여론을 조장한다"며 "그가 불법적인 동영상을 퍼뜨린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많은 중국 네티즌들은 “신지페이를 보호하자”고 외치며 그를 향한 지지를 보냈고, 신지페이 역시 “싸게 파는 것은 당신들(식품업계)의 잘못이 아니지만, 고객을 속이는 것은 잘못이다”라며 활동을 이어갔다. 중국식품신문은 역시 여론에 밀려 온라인 사설을 삭제했다.
다만 식품업계의 반발이 콘텐츠 수정 요구로 이어지면서 결국 신지페이가 자신의 계정을 지웠다. 더우인 측은 신지페이에게 "첨가제의 구체적인 종류를 밝히지 말아 달라"며 콘텐츠 내용을 수정해 줄 것을 요구했고, 압박에 못이긴 신지페이는 결국 스스로 계정을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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