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곧 80세 생일을 맞지만 백악관에서는 축하보다 걱정이 앞서는 분위기라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임기 중 팔순 잔치를 치르는 사람은 현재까지 바이든 대통령이 유일하다. 이미 최고령의 미국 대통령인 그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그는 82세에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고 86세로 백악관을 떠나게 된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들은 언론과 보수 진영이 80세 생일을 계기로 고령의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생일을 별 탈 없이 넘길 방안을 고민하며 주변에 조언을 구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백악관은 생일의 의미를 축소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업무에 집중하는 모습을 부각하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언론담당 부보좌관은 폴리티코에 “바이든 대통령이 말했듯이 그의 연세에 의문을 품는 사람은 그를 지켜보면 된다. 그는 임기 절반도 채우지 않았지만 이미 역대 최다 일자리를 창출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만들었으며, 린든 B. 존슨 전 대통령 이후 가장 의미 있는 입법 성과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고령으로 논란이 된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이 아니다. 63세에 당선됐고 두 번째 임기를 71세로 마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은 “그 누구도 70세를 넘겨 이 자리에 앉으면 안 된다. 내 경험에서 하는 말”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유권자가 바이든 대통령이 너무 늙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 크고 작은 실수를 할 때마다 건강 이상설에 휩싸였다.
지난달 28일 백악관 행사에서 최근 사망한 연방 하원의원을 이름으로 부르며 찾아 논란이 됐고, 지난 4월에는 연설 직후 허공에 손을 내밀고 악수하는 듯한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보수 진영이 치매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백악관은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가까운 이들은 그가 전에 비해 쉽게 지치고 그럴 때마다 실수가 잦아지고 말을 더 더듬는다고 폴리티코에 전했다.
측근들에 따르면 연말 연휴 기간에 질 바이든 여사를 주축으로 가족 내에서 재선 여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며 최종 결정은 내년 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에서도 나이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다수 측근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할 것이며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하면 레이스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을 “졸린 조”(Sleepy Joe)라고 조롱하며 나이를 부각하려고 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보다 4살 적은 올해 76세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