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2일 “문 전 대통령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고 한다)면 김일성주의자”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여야 간 해당 발언에 대한 사과 여부를 두고 공방이 벌어졌고, 전해철 환노위원장은 국감 도중 김 위원장에게 퇴장 조치를 했다.
국감은 김 위원장의 과거 발언을 두고 두 차례 중지되는 등 파행을 거듭했고, 저녁식사 후 이어진 국감에서 나온 김 위원장의 발언이 다시 문제가 됐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거 '더불어남로당' 발언 경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종북 주사파라고 생각하나'라고 질의했다. 김 위원장은 “문 전 대통령은 본인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라고 했다. 굉장히 문제가 많은 발언”이라면서 “신영복 선생은 저의 대학교 선배로서 그분 주변 분하고 같이 운동을 했기 때문에 신영복 선생을 존경한다는 사람은 김일성주의자”라고 대답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저런 확증편향을 가진 사람은 이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성토했고, 같은 당 진성준 의원도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야당은 김 위원장이 국회를 모욕했다며 국회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발할 것을 요청했다.
전해철 환노위원장은 “김 위원장이 퇴장하든, (김 위원장을) 고발하든, 국감 날짜를 다시 잡든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간사 간에 이를 협의하라”며 이날 세 번째 감사중지를 선언했다. 전 위원장은 국감이 재개 후 “국감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은 논란의 중심에 김 위원장이 있었다”라며 “국감에 방해된다고 판단해 김 위원장에 대해 퇴장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직후 김 위원장은 퇴장했고, 여당 의원들도 강한 항의와 함께 국감장을 떠났다.
이날 오전 국감에서는 야당은 노동운동가 출신임에도 노동계를 직접적으로 비난한 김 위원장 과거 발언에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민주당 국회의원 윤건영은 주사파 운동권 출신이고 수령님께 충성한다'고 썼던 과거 김 위원장의 페이스북 글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 위원장은 “도를 넘는 표현이 있었다면 널리 이해해 달라”고 답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윤 의원이 '윤건영이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수령님께 충성한다는 생각에 변함없나'라고 묻자 “그런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며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윤 의원은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다”라며 “대놓고 간첩이라고 하는데 질의가 목구멍에서 넘어오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전 위원장은 정오께 이날 국감 중 첫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여야 의원이 자리를 떠나고, 김 위원장도 임이자 여당 간사와 함께 자리를 떠났다.
재개된 오후 국감에서 김 위원장이 “윤 의원께서 느끼셨을 모욕감에 사과한다”고 했지만 야당은 '모욕감이 아니라 모욕을 한 발언 자체를 사과해야 한다'며 항의했고, 전 위원장은 다시 한번 감사를 중지했다.
이후 재개된 감사에서 김 위원장은 “제 글에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 윤 의원에게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언급하며 국감이 잠시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문 전 대통령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고 한다)면 김일성주의자”라는 김 위원장의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정회가 됐다. 환노위원장 재량으로 김 위원장이 퇴장되며, 이날 국감은 파행으로 마무리됐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