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룸메 하라고? 미인대회서 우크라 대표의 분노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 우크라이나 대표 올가 바실리브(왼)와 러시아 대표 예카테리나 아스타셴코바. 사진=인스타그램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 우크라이나 대표 올가 바실리브(왼)와 러시아 대표 예카테리나 아스타셴코바. 사진=인스타그램

국제 미인대회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대표가 러시아 대표와 같은 방을 배정받고 주최 측에 거세게 항의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달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국제 미인대회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대표 올가 바실리브는 주최 측으로부터 러시아 대표와 같은 방을 사용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 같은 통보에 바실리브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분노를 드러내며 항의했고, 바로 다음날 새 방을 배정받을 수 있었다.

그는 “내가 테러리스트, 무법지대, 전제주의 국가이자 세상에서 가장 역겨운 장소에서 온 경쟁자와 함께 지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아 화가 났고, 심적으로 고통스러웠다"며 "나는 평화와 사랑, 우정을 지지하는 평범한 사람이다. 하지만 내 형제자매를 고문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런 단어들을 들먹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 대표인 예카테리나 아스타셴코바 역시 유감을 표했다. 그는 “나 역시 가족들이 우크라이나 출신이다. 나는 가족 중 유일하게 러시아에서 태어났다"면서 "내가 대회장에서 내는 목소리가 모두에게 충분히 전해졌으면 좋겠다. 나 역시 우정과 사랑, 세계의 평화를 침해하는 어떤 방식의 증오에도 반대한다"고 했다.

바실리브는 방을 옮긴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국기와 같은 색인 앵무새와 사진을 찍어 올리는가 하면, 같은 색의 옷을 입는 등 애국심을 드러냈다.

한편,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은 지난 3일부터 내달 1일까지 열린다. 70개 이상의 국가에서 열린 대회 우승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대회이다. 대한민국 대표로는 이주연씨가 참여했다. 현재 러시아의 아스타셴코바와 태국의 엥파 와라하가 인기투표에서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