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감사원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 SR에 공직자 7000여명의 5년간 철도 이용 내역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 조사한다.
개인정보위는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입장문을 통해 “감사원의 감사가 끝난 이후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한 후, 개인정보보호 법령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감에서 개인정보위는 오후 질의 과정에서 입장문을 배포했다. 이는 백혜련 정무위 위원장의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 백 위원장은 오전 질의 말미 “(감사원과 관련한)개인정보위의 입장은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확실한 위원장의 입장을 문서로 제출하거나 오후에 질의에서 확실히 대답해달라”고 요청했다.
개인정보위는 입장문에서 “감사원은 감사원법 및 감사규칙에 의거해 코레일·SR 등으로부터 당사자의 동의 없이도 주민번호·탑승정보 등 개인정보 수집·제공·처리가 가능하다”면서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감사목적에 필요한 최소한 개인정보만 수집돼야 한다. 다만 개별·구체적 사실관계를 명확히 알지 못하는 입장에서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사 목적과 대상과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민간인 신분임을 알고도 그 당시 탑승정보까지 수집했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상 개인정보 최소수집 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국감 오전 질의에서 고학수 신임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감사원이 코레일과 한국도로공사 등에 철도 및 하이패스 이용기록을 요구한 것에 대해 “적법여부는 그 자체만으로 판단할 건 아니고, 감사원법의 해석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감사원이 SR에 공직자 7000여명의 5년간 철도 이용 내역을 요구한 게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자 고 위원장은 “감사원 하위법령에 주민등록을 포함해 신원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있다”고 답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앞서 감사원도 무리하게 자료를 수집했다는 것을 인정했는데 개인정보보호위원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고 위원장은 “검토를 해봐야겠다. 과도하게 수집했는지를 파악, 검토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백혜련 위원장이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기관장 임기가 대체로 3년인데 감사원이 5년치에 해당하는 자료를 요구한 것은 과도하다고 판단할 수 있지 않냐”고 반문하자 고 위원장은 “그 부분만 떼놓고 과도하다고 하긴 어렵다”며 “도려내듯이 보고 과도하다고 하는 것은 법률가로서 적절치 않다”고 대답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선 개인정보법 전면개정안 일부 조항이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개정안에서)과징금을 전체 매출에 따라 산정하도록 규정했다”며 “중소벤처기업의 영업이익이 매출의 2, 3%인데 개인정보위 판단에 따라 기업은 존폐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또 “개인정보분쟁조정위에 사실조사권 부여, 개인정보 전송요구권 근거 규정 또한 기업에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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