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가 과도한 스크래핑으로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기준금리 상승으로 저축은행 금리가 최고 연 6%에 근접하면서 관련 금리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하려는 업체가 기승을 부린 여파다. 저축은행중앙회는 과도한 트래픽으로 자칫 소비자 피해가 우려돼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중앙회 전산을 무분별하게 수집하지 못하도록 스크래핑 방지 대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앙회가 제공하는 예·적금 금리를 개인 또는 핀테크 업체가 무분별하게 수집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트래픽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고금리 상품이 출시된 날의 경우 평소 대비 최고 100배까지 트래픽이 증가하는 날도 나왔다.
중앙회 관계자는 “고금리에 저축은행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한 여파가 있지만, 예·적금 금리 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하는 핀테크 업체로 최근 트래픽이 크게 늘고 있다”며 “월요일의 경우 평소 대비 최고 100배까지 트래픽이 급증하는 날까지 나와 전산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스크래핑은 사이트나 페이지에서 필요한 정보를 자동 추출하는 것을 말한다. 핀테크 회사들은 해당 정보들을 수집해 회원들에게 자산·신용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서비스 대부분이 실시간 업데이트된다는 점이다. 특히 주말 동안 데이터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 금융사 특성상 평일이 시작되는 월요일에는 일시적으로 트래픽이 급증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 과거 과도한 스크래핑으로 금융사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과도한 트래픽으로 소비자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중앙회가 제공 중인 'SB톡톡플러스' 서비스 속도까지 지장을 받고 있다. 중앙회는 2019년 9월 1여년간 개발과정을 거쳐 업계 공동 디지털뱅킹 플랫폼 SB톡톡플러스를 서비스 중이다. 해당 플랫폼은 중앙회 전산망을 사용 중인 66개 저축은행의 금융 서비스 등을 원스톱으로 이용 가능하며, 로그인 한 번으로 통합계좌 확인과 관리, 예·적금 계좌개설, 대출신청은 물론 저축은행의 체크카드 발급 신청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렇다 보니 중앙회는 특단의 조치로 스크래핑 금지 등 조치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 상승기에 지속적으로 스크래핑이 크게 늘 경우 서버가 다운돼 소비자 불편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현재 서버가 다운되는 등 소비자 불편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스크래핑이 계속 증가한다면 전산에서 상당한 과부하가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재 핀테크 업체의 스크래핑을 막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