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말미암은 서비스 장애 사태에 대해 머리를 숙였다. 남궁훈·홍은택 각자대표가 공식 사과하고 명확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카카오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여기에는 카카오·네이버·구글 등 플랫폼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인수합병을 통한 문어발식 확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데 따른 곱지 않은 이미지가 함께 담겼다. 사업을 넓히면서 골목상권까지 침범했다는 비판 시각이다.
정부와 여당은 카카오 사태를 계기로 플랫폼 기업에 강력한 규제를 가할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플랫폼기업에 대한 기업결합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부가통신서비스를 재난안전법상 '국가핵심기반'으로 지정하는 식이다.
그동안 카카오, 네이버 등 대부분 플랫폼 업체의 기업결합심사는 자산 또는 매출액이 300억원 미만인 소규모 회사와 결합하는 형태여서 신고할 필요도 없었다.
또 카카오·네이버 등 부가통신서비스의 국가핵심기반 지정은 원자력발전소, 댐과 같이 국민 안전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안전 관리 대상에 포함한다는 의미다.
미숙한 대응과 안전조치 미흡으로 국민 대다수가 불편을 겪고 골목상권 침해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 점을 고려하면 플랫폼 기업에 대한 비판과 규제는 마땅하다.
다만 플랫폼의 국민 영향력을 감안해도 과도하게 강력하고 중복적인 규제는 시장 자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테크기업은 기존 시장을 혁신해서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점에서다. 지금은 기업 규제 강화보다 거대 플랫폼 기업의 안전 불감증을 재차 점검하고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게 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