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98인치 TV 신제품 '네오 QLED 98형'의 북미와 유럽, 중동시장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 현지 수요 부족과 비싼 가격 때문에 출시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지난 8월 국내에 출시한 네오 QLED 98형(QNB100)은 세 달이 다 된 10월 하순 현재도 북미와 유럽 등 대표적 프리미엄 TV 시장에는 나오지 않았다. 당초 삼성전자는 10월부터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한 상황이다.
전자 업계는 삼성전자가 블랙 프라이데이와 월드컵 등 연말 성수기를 코앞에 두고도 최상위 프리미엄 TV를 북미와 유럽시장에 출시하지 않고 있는 것을 이례적이라고 해석했다. 올해 TV 판매 실적이 저조한 상황에서 이미 개발한 신제품의 출시국 확대를 미룰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98형 TV 신제품 출시가 늦어지는 배경으로는 현지 수요 부족과 비싼 가격이 꼽힌다. 삼성전자가 북미에 98형 제품을 공급하려면 멕시코 공장에 생산라인을 꾸려야하고, 유럽이라면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을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워낙 대형에 비싼 가격이라 얼마나 팔릴지 확신하기 힘든 상황에서 멕시코나 헝가리에 기존 생산라인을 변경하는 것이 '투자수익률(ROI)'을 맞출 수 있겠느냐는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년 같은 크기 모델(QNA90) 제품 가격(1300만~1900만원)보다 두 배 넘게 오른 신제품의 가격(4500만원)이 시장 수요 확보에 큰 저항요인으로 작용한다는 풀이도 있다.
전자 업계에서는 삼성디지털프라자 등 자체 유통망을 보유한 국내에서는 제품 가격에 관계없이 신제품을 전시·판매할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비싼 가격 때문에 유통사와의 제품 판매 협의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98형 TV는 360도 풀 메탈, 19.9㎜ 슬림, 베젤리스 디자인, 씨네마 사운드(6.4.4.채널, 120W, 쿼드 우퍼 사운드), 최대 밝기 5000니트 등이 적용된 초프리미엄 제품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TV 패널 스펙은 전년과 동일한데 외관 디자인과 사운드, 밝기가 개선됐다고 수천만원을 더 지불하고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다.
삼성전자 측은 이와 관련해 “유럽과 중동 지역에는 다음 달 중, 나머지 지역도 연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