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 등 대리운전 플랫폼 업체 간 기사 유치 경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가 신규 고객 대상 프로모션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콜 처리율을 높이기 위해 대리기사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반위는 지난 21일 제72차 본회의에서 대리운전 신규고객에 대한 프로모션을 금지하고, 기존 고객에 대해서는 월 2억원 한도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 대리운전업 부속사항을 확정했다. 대리운전업에 대한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은 유선콜 대리운전 시장으로 한정하면서도 프로모션에 관해서는 앱 플랫폼 시장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프로모션 금지 대상에 대리기사는 포함하지 않았다. 중소 대리운전 업체 보호를 이유로 대리기사가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대리기사 대상 프로모션은 동반위와 별도로 고용노동부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카카오모빌리티와 논의 중이고 대기업도 이를 포함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밝혀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리운전은 보다 빠르게 고객과 대리기사를 연결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관건이다. 대리기사가 많을수록 콜 처리율이 높아진다. 동반위 결정으로 프로모션을 통한 신규 고객 유치가 어려워져 대기업들은 긍정적 서비스 이용 경험을 주는 방향으로 앱 플랫폼 점유율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플랫폼 대기업은 자체 서비스와 중개 프로그램 자회사를 통해 대리기사를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씨엠엔피(콜마너)를, 티맵모빌리티는 로지소프트(로지)를 각각 자회사로 뒀다.
대리기사를 대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보다 나은 혜택을 제공해 충성도 높은 기사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기사 의견을 수용해 2019년 출시한 월 2만2000원의 유료서비스 '카카오T 대리기사 프로'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대기업들은 신규 대리기사 유치 프로모션뿐 아니라 고용보험료 지원, 누적 완료콜수 기준 보상 프로모션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대리운전 앱 플랫폼 시장에서 대기업 점유율은 카카오모빌리티 99%, 티맵모빌리티 1%로 추산된다. 티맵모빌리티는 로지소프트를 인수한 데 이어 이번에 동반위로부터 콜 공유까지 허용받아 점유율을 높여갈 기반을 마련했다. '티맵 대리'는 최근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 속에서 일 완료건수가 7배가량 치솟았다.
앱 플랫폼 시장이 성장하면서 유선콜 시장은 단계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대리운전 수요는 한정적이라 플랫폼 비중이 높아지면 유선콜 비중이 줄기 때문이다. 대신 동반위는 해당 시장을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하고 업체별 점유율 상한선을 2019년 점유율을 기준으로 동결해 급격한 점유율 감소는 피할 전망이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