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세계 벤처투자 규모가 1000억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9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 대비 34%나 급감하면서 분기 감소율은 1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과 경기 불안 등 악재와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투자 감소세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3분기 세계 벤처시장 투자 자금이 745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1782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들어 급격한 감소세로 돌아섰다. 1분기 1421억달러, 2분기 1126억달러, 3분기 745억달러로 축소됐다.
특히 3분기 745억달러는 직전 분기보다 무려 34%나 감소한 수치다. 분기 감소율은 10년 만에 최대 폭이다. 지난해 4분기 투자 정점과 비교하면 무려 58%나 줄었다. 3분기 투자 총 건수는 7936건으로 2분기 8771건보다 10% 감소했다. 투자 건수 감소 비율보다 투자금액 감소 비율이 훨씬 큰 것은 스케일업 단계에 있는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B인사이츠는 “3분기에 1억달러 이상 메가라운드는 296억달러로 최근 9분기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했다”면서 “전 분기 대비로는 44%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투자 감소세는 기업 성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3분기에 탄생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은 25개에 불과, 지난 2020년 1분기 이후 최저였다. 산업 분야별로는 핀테크, 유통, 디지털헬스 등 그동안 투자가 집중된 분야가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컸다.
세계적인 벤처투자 위축은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세계 시장은 올해 초부터 투자가 감소했지만 국내는 상반기까지 양호한 투자 흐름이 이어졌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면서 하락세로 반전, 9월에는 월 투자유치 금액이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인 3816억원에 그쳤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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