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3분기에 1조3000억원에 이르는 품질비용을 반영하고도 1조5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연간 영업이익률 목표치를 최대 7.5%까지 약 1%포인트(P) 상향 조정하며 올해 사상 최대 실적에 자신감을 보였다.
현대차는 3분기 영업이익이 1조55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 감소했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은 38조7054억원으로 같은 기간 30.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4.1%를 나타냈다. 판매량은 3분기 차량용 반도체와 부품 수급 완화로 세계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0% 늘어난 102만5008대를 기록했다.
3분기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이 줄어든 이유는 앞서 세타2 GDI 엔진에 대한 추가 품질비용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애초 금융투자업계는 판매 증가와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믹스 개선, 인센티브 감소, 우호적 환율 효과로 현대차 3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현대차는 세타2 GDI 엔진 관련 품질비용 1조3602억원을 반영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생산이 늘고 있으나 여전히 주요 시장에서의 재고 수준이 매우 낮아 인센티브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은 회복세를 보이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 인상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최근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를 반영, 올해 1월 발표한 '2022년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수정 발표했다. 연간 도매 판매 목표는 기존 432만대에서 401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부품난에 따른 불가피한 조정이다.
현대차는 매출과 영업이익률 목표는 오히려 상향 조정하면서 올해 실적에 기대감을 보였다. 현대차는 지난해 대비 매출성장률을 우호적 환율 상황과 판매 믹스 개선에 따른 지속적인 평균 판매가격(ASP) 상승을 반영, 기존 목표 13~14%에서 19~20%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영업이익률 목표 역시 5.5~6.5%에서 6.5~7.5%로 높였다. 3분기 세타2 GDI 엔진 관련 품질비용 반영에도 지속적인 판매 믹스 개선과 인센티브 절감 등 적극적인 수익성 개선 노력을 반영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여러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으나 반도체 공급 상황이 점차 개선세를 보이면서 4분기 판매는 3분기 대비 증가할 것"이라며 “3분기 품질비용 반영에도 사상 최대 연간 매출액, 영업이익 달성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앞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이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 강화와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 친환경차 선호 확대 등 영향으로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도 검토한다.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 방안에 대해 “현지 배터리 합작법인을 포함한 다양한 현실적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은 25일(현지시간) 기공식을 갖고 2025년 초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기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공장은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5년 가동 예정이었지만 IRA 영향으로 착공 일정을 앞당겼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알리 자이디 백악관 기후보좌관이 착공식에 참석해 정 회장과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