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여성이 자신을 습격한 야생 흑곰을 정확한 강펀치 한 방으로 물리쳤다.
23일(현지시간) NBC 방송에 따르면, 신원을 밝히지 않은 여성 A씨는 전날 오전 7시쯤 워싱턴주 레번워스 캐스케이드 산맥에서 개를 산책시키던 중 암컷 아메리카흑곰의 습격을 받았다.
뒤에서 덮친 공격에 A씨는 바닥에 쓰러졌으나, 본능적으로 뒤를 돌아 주먹을 휘둘러 흑곰의 코를 가격했다.
주 야생동물관리국 소속 동물학자 리치 보솔레이는 “흑곰이 코를 맞은 뒤 몸을 털면서 도망쳤다. 쓰러진 여성이 바로 곰을 가격한 것은 올바른 조치였다”고 말했다.
다만 이 여성은 이 과정에서 상당한 부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곰을 마주치면 ‘죽은 척’ 하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으나, 실제로는 몸을 크게 보이게 하거나 손뼉을 치는 등 곰을 위협해야 한다. 보솔레이는 “야생곰을 맞닥뜨렸을 때에는 통상 덩치를 부풀리도록 권고한다. 손뼉을 치거나 고함을 지르거나 팔을 흔드는 방식 등"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A씨가 곰이 다가오는 걸 몰라 쫓아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곰이 당신을 넘어뜨렸다면 해결책은 곰과 싸우는 것"이라며 "(펀치를 날린 것은) 이 여성의 본능이었다"고 덧붙였다.
A씨를 공격한 흑곰은 당시 생후 9개월 된 새끼 흑곰 두 마리를 데리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어미가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공격하는 일은 드물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미국 산림청은 “새끼와 있는 흑곰 어미들은 보통 위협만 하거나 도망친다”고 흑곰에 대해 설명한다.
사람을 공격한 암컷 흑곰은 같은 날 당국에 의해 사살됐다. 당국은 이 흑곰이 쓰레기통의 음식을 주워 먹는 바람에 과체중이 됐다고 보고 향후에 또 사람을 해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며 “사살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전했다. 새끼 흑곰 두마리는 포획돼 야생동물 보호시설로 이송됐다.
한편, 워싱턴주 어류 및 야생동물관리국(WDFW) 기록에 따르면 1970년 이래 흑곰 공격으로 사람이 부상한 사건은 19차례다. 사망 사건은 1974년이 마지막이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