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카카오 서비스 중단 사태와 관련 데이터센터 화재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강구를 약속했다. 피해 보상과 관련해서 카카오·네이버 등 고객사와 협의에 최대한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회장은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저녁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번 (데이터 센터) 정전 사태에 관련된 많은 책임을 느낀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 먼저 드린다. 피해를 보신 많은 사용자와 고객사 여러분께도 죄송하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최 회장은 이날 국감 관련 불출석 사유 제출했었지만, 여야 검토 결과 사유가 미흡하다 판단돼 재차 출석요청을 받고 오후 늦게 출석했다.
의원들의 질의는 데이터센터 화재에 대해 SK C&C 등 SK그룹 차원의 대응 방안과 피해보상 계획에 집중됐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화재가 발생한 판교 데이터 센터에서 사용한 배터리가 SK 계열사 제품임을 지적하고, 그룹 차원의 안전성 대책을 따져물었다.
최 회장은 “무정전전원장치(UPS)에서 화재가 났다는 것은 드릴 말씀이 없을 정도로 잘못된 거라 생각하지만, 배터리는 불이 항상 날 수 있는 여건이 있다”라며 “무조건 화재를 없앤다기 보다는 화재가 발생해도 빨리 진압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내부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리튬 배터리가 들어간 다른 데이터 센터나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있는 곳들을 재검토 하겠다”고 덧붙였다.
피해보상에 대해서는 고객사와의 협의를 통해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까지는 사고 직후 수습이 먼저였던 만큼, 향후 고객사가 서비스 중단에 대한 피해를 집계하면 계약에 따라 보상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화제의 책임은 저희한테 있다”라며 “고객사의 피해보상 요청이 있으면 최대한 나서겠다”고 했다.
데이터센터 설계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UPS, 배터리실, 발전기 등 전기시설이 지하 3층에 집중되어 있던 점을,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당초 지하주차장으로 설계되었던 지하 3층이 전기실로 사용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전기실 및 기계실 등은 지하가 아닌 지상에 있어야 한다”라며 “카카오는 서버 이중화를 SK는 전원 이중화를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지하 3층이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실로 변경된 사실을 따져 물었다. 이에 최 회장과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 모두 “관련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지하 3층 설계변경 관련 “과연 그런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점검하겠다”고 답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