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러에 드론 보낸 적 없어...진짜 썼으면 가만 안 있을 것"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한 달간 200대가 넘는 이란제 드론을 격추했다며 양국 간 무기 거래를 부인하는 러시아와 이란의 입장을 반박하고 있다. 사진=우크라이나군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한 달간 200대가 넘는 이란제 드론을 격추했다며 양국 간 무기 거래를 부인하는 러시아와 이란의 입장을 반박하고 있다. 사진=우크라이나군

이란 외무장관이 러시아로의 무인기(드론) 수출을 재차 부인하면서 만약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이란제 드론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질 경우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24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에 실린 영상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란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 모두의 무장에 반대하고 있다"며 "우리는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사용할 수 있는 어떤 무기나 드론도 러시아에 공급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아울러 이 문제와 관련해 우크라이나와 직접적인 논의를 할 의향이 있음을 거듭 강조하고, 이런 의사를 이미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이란제 드론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지면 우리는 정말로 이 문제에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임을 보렐 대표에게도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란과 러시아는 국방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와 관계된 것은 없다"며 "이란은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의지가 있으며, 전문가들로 구성된 우크라이나와의 공동 조사단을 만들 준비도 돼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이와 별도로 이란 교관들이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크림반도에 파견돼 러시아군을 상대로 드론 조종법 등을 가르치고 있다는 미국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나세르 칸아니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주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분쟁의 한쪽 편을 지원하면서 막대한 무기와 장비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고 있는 자신들의 파괴적인 역할에서 여론을 돌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러시아는 드론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의 기반시설을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미국·유럽 등 서방은 러시아가 사용 중인 드론이 이란제 '샤헤드-136'이라고 보고 있지만, 러시아는 문제의 드론이 자국산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란 역시 러시아에 드론을 제공한 적이 없다고 부인해왔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러시아의 공습에 동원된 드론이 이란제 샤헤드-136으로, 관련 증거가 넘친다고 강조하면서 이란과의 단교를 추진한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