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역성장 가전시장, '마중물' 절실

[사설]역성장 가전시장, '마중물' 절실

가전 유통 4사의 매출이 3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하락을 기록하면서 올해는 1·2·3분기 모두 역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오른 금리와 물가 때문에 소비심리가 얼어붙었다. 가전 유통업체의 효자 상품인 에어컨의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실내 활동을 하면서 가전을 미리 바꾼 것도 교체 수요를 감소시켰다.

이들 가전 유통 4사의 매출 점유율을 60%를 넘는다. 국내 가전 시장의 바로미터다.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묘수가 필요하다. 기업들은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준비한다. 월드컵과 코리아 세일 페스타 같은 대형 유통 행사를 반등의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소비 진작을 위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 지난해까지 지원한 '으뜸가전 소비 지원금'이 좋은 예다. 제조사에는 친환경 가전을 만들도록 하는 동력이 되고 소비자는 지원금을 받아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는 신제품을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유통사들도 이를 계기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다. 효율적인 정책은 생산자·유통업자·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최근 소비의 주축은 MZ세대다. 이들 세대의 특징은 기후변화, 지속 가능성 등 가치관을 소비 과정에 표출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 현상이 두드러진다. 최근 가전업체들도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드럼세탁기나 상업용 에어컨의 경우 지난해보다 약 2배나 늘어났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확산으로 이런 추세는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전 유통 시장을 덮친 먹구름은 수요와 공급만으로 걷어내기엔 벅차다. 생산자와 소비자, 유통업자까지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