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 유대인 혐오발언한 카녜이 손절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최근 유대인 혐오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미국 힙합 스타 '예'(옛 이름 카녜이 웨스트)와의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2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철저한 검토를 거쳤다"면서 "예의 신발·의류브랜드 '이지'와 협업한 제품은 생산을 멈춘다. 예와 그 관련 업체에 대금 지급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디다스는 반유대적 발언이든 어떤 종류든 혐오 발언을 용인하지 않는다"며 "예의 최근 언행은 용납할 수 없으며 혐오에 가득 차 있고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아디다스는 이 결정으로 올해 순이익 규모가 최대 2500만유로(약 354억원)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디다스가 2013년부터 이어진 예와의 협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연간 약 20억달러(약 2조9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블룸버그는 아디다스의 매출액에서 예와 협업한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8%에 이른다고 전했다.

아디다스는 예가 혐오성 언행으로 비판을 받기 시작하자 이달 6일 협업사 가운데 가장 먼저 "그와의 관계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실제 '손절'까지는 3주나 더 걸렸다. 예가 차지하는 높은 매출 비중 탓에 고심이 길어졌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디다스가 문제 삼은 반유대 혐오발언은 이달 8일에 나왔다.

예는 트위터에 "유대인들에게 '데스콘 3'(death con 3)를 가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미군 방어준비태세를 가리키는 '데프콘'(DEFCON)에 빗대 '죽음'(death)을 표현, 혐오감을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됐다. 트위터는 이 글을 삭제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에는 트위터에서 "나는 반유대주의에 대해 말할 수 있고, 아디다스는 나를 거부할 수 없다. 어쩔 텐가"라고 말한 예의 인터뷰 내용이 다시 한번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 대형 연예 기획사인 크리에이티브아티스트에이전시(CAA)는 지난달 예와의 계약을 종료했다. 제러미 치머 CAA 대표는 회사 이메일을 통해 "우리는 혐오 표현과 편견, 반유대주의를 지지할 수 없다. 예와의 계약 중단을 지지해달라"고 말했다.

할리우드 영화·방송프로그램 제작사인 미디어이츠캐피털(MRC)은 예에 관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완료해놓고도 배급하지 않기로 했다.

프랑스 패션회사 발렌시아가도 그와의 파트너십을 종료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는 그의 계정을 정지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