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핵심 계열사인 SK E&S가 수소 생산에 앞서 수요처를 대거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수소 시장 조성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SK E&S는 복수 수소 전세버스 사업자들과 내년부터 생산하는 액화수소를 납품하는데 합의했다. 앞서 회사는 오는 2023년 SK인천석유화학단지에서 연 3만톤 규모 액화수소를 생산하기로 했다.
SK E&S 관계자는 “인천에서 생산하는 액화수소 가운데 상당량을 수소 전세버스에 공급하게 됐다”면서 “안정적인 수소 수요처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 E&S는 그동안 수소 수요처 확보에 애로를 겪었다. 최대 수요처로 예상된 수소차 보급이 더디다 보니 수소 시장이 초입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SK그룹 수소 컨트롤타워인 수소사업추진단은 사업성을 높이는 데 전념했다. 수요처 확보로 향후 수소 사업의 활로가 열릴 전망이다.
수소 전세버스는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가 전세버스 사업자들에게 수소 버스 품질 보증 기간을 9년까지 늘려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이들을 전주 공장으로 초청, 수소 버스 생산라인 투어까지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버스 사업자들이 수소 버스 도입을 꺼렸던 것은 품질 보증 문제가 컸다”면서 “하지만 현대차가 품질 보증 기간을 늘리기로 하면서 수리비 등 걱정을 덜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도 수소 전세버스 도입을 적극 지원한다. 환경부는 내년부터 수소 버스 국비 지원을 기존 1억5000만원에서 2억1000만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추가로 지방비 9000만원이 지급된다. 현대차 할인까지 더하면 1대당 6억원 상당인 수소 전세버스를 2억원 안팎에 구매할 수 있다. 연료보조금도 받는다. 수소 버스를 운영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자는 ㎏당 3500원씩 연료보조금을 지원 받는다.
SK E&S는 오는 2025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 약 100곳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SK E&S 관계자는 “전세버스 사업자들과 액화수소 공급을 위해 얘기 중인 것은 맞다”면서 “전세버스는 출퇴근용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소 전세버스 수요가 커지는 등 수소 수요처로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
내년부터 年 3만톤 규모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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