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관한 가운데, 러시아의 정례 핵 훈련 '그롬’(Grom)'이 26일(현지시간) 실시됐다고 타스 통신 등이 전했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지도하에 군이 육상과 해상, 공중에서 전략적 억지력 훈련 시행을 밝히면서 미사일 발사 장면까지 공개했다.
그롬은 정례 훈련이지만, 러시아가 최근 잇따라 우크라이나의 '더티밤' 사용을 주장하는 가운데 진행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는 거른 훈련을 올해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월 진행하고 8개월 만에 다시 진행해 군사훈련을 핵무기 이동의 명분으로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날 핵 타격 훈련을 내세운 러시아는 3대 핵전력인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전략핵폭격기 탑재 미사일을 동시 다발적으로 발사했다. 미그-31 전투기, 카렐리아 잠수함, 구축함과 소형 미사일 전투함 등도 이들 미사일 장면에 함께 등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궁 상황실에서 이를 영상으로 참관하고,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의 보고를 받았다.
같은 날 푸틴 대통령은 독립국가연합(CIS) 정보기관장들과 회의에서 "지역 및 세계의 분쟁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더티밤' 사용 계획을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간 러시아의 고위관료들이 수차례 언급해 왔으나, 푸틴 대통령이 직접 발언한 것은 처음이다.
더티밤은 재래식 폭탄에 세슘-137 등 핵 물질을 조합한 폭탄으로, 핵폭탄에 비해 위력은 약하지만 광범위한 방사능 오염을 일으킬 수 있는 비인도적 무기다.
그는 "독립국가연합(CIS)은 지금껏 현재와 같은 테러 위협을 겪은 적이 없다"며 "이들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하고 핵심 기반시설의 방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30일까지 연례 핵억지 연습인 '스테드패스트 눈'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러시아가 맞불을 놓으며 미국에 대규모 핵전쟁 훈련인 '그롬'을 실시하겠다고 지난 25일(현지시간) 통보했다.
러시아의 '더티 밤'이나 핵무기 배치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러시아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실수'를 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그롬이 러시아의 연례적 훈련이며 나토의 군 준비태세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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