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1월 1일 창립 53주년을 맞는다.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기업으로서 삼성전자 경영전략은 항상 관심의 대상이다. 특히 올해는 이재용 회장 취임 이후 처음 맞는 창립기념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이재용 회장은 별다른 취임식도 없이 곧바로 현장 경영에 나섰다. 그만큼 최근 상황이 엄중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실제 삼성전자 앞에 놓인 과제는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우선 삼성전자 주력 캐시카우인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 애플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지난 9월 애플과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24%로 두 달 전에 비해 10%포인트(P) 줄었다. 애플의 신제품 출시 효과가 작용했지만 폴더블폰과 S펜 고도화 등 기술혁신만으로는 애플과 경쟁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수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애플 iOS 생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서비스와 콘텐츠를 갤럭시 생태계에 접목하는 것이 시급하다.
TV를 중심으로 한 가전 사업도 하드웨어(HW) 중심 혁신 전략에서 벗어나 고객 수요 맞춤형 새로운 서비스 역량을 키워야 한다. 가전업체 간 기술적 차별성이 흐려지는 가운데 서비스와 콘텐츠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와 함께 글로벌 매출 1위 자리를 대만 TSMC에 내준 반도체 사업의 파운드리 강화 전략과 디스플레이 재도약 플랜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 배터리 및 바이오 신사업의 초격차 기술 확보와 조직 혁신 전략도 중요하다. 첫 공개 행보로 '상생'을 강조한 이재용 회장의 다음 메시지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사랑받는 삼성전자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