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11월 진행 예정이던 대형 할인 행사를 취소 또는 대폭 축소한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국가 애도기간이 선포된 데 따른 결정이다.
신세계그룹은 내달 11일까지 진행 예정이던 쓱데이와 빅스마일데이 행사를 전면 취소한다고 31일 밝혔다. 핼러윈과 무관한 행사지만 국가적 애도 분위기 속에 프로모션을 정상 운영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회사 측은 “11월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됨에 따라 쓱데이 등 대형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면서 “모든 사업장에 대한 철저하고 세심한 안전 점검을 통해 사고 예방에 더욱 만전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지난 4월부터 쓱데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행사를 준비해왔다.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그룹 최대 이벤트지만, 엄중한 상황을 고려해 6개월간 준비해온 행사를 전부 취소하는 결단을 내렸다. 대신 내달 중순으로 예정된 이마트 창립 행사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도 롯키데이 관련 홍보와 마케팅, 벨리곰 이벤트 등을 전부 중단한다. 지난 24일부터 일주일간 행사가 진행돼 온 만큼 가격 할인은 유지해 소비자 혼선을 줄이되 마케팅 활동은 최소화한다. 롯데 관계자는 “벨리곰 소환 이벤트 등 애도 취지에 맞지 않는 행사는 전부 취소하고 생필품 할인 위주로 조용한 분위기에서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마켓은 빅스마일데이 행사를 취소하는 대신 '12일간의 G마켓·옥션 세일'로, 11번가 '십일절 페스티벌'은 '그랜드 십일절'로 행사명을 변경했다. 비극적 참사 속에 축제와 웃음을 연상하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사회적 통념에 맞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벤트 페이지 등 쇼핑몰 전반에 축제를 연상하는 표현과 디자인도 모두 없앴다.
오픈마켓의 경우 중소 입점 파트너사와 협업해 준비한 행사인 만큼 전면 취소보다는 애도 분위기에 맞춰 차분히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오픈마켓 특성상 많은 셀러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차분하게 그랜드 십일절 행사를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티몬도 11월 몬스터절을 할인행사 중심으로 조용히 진행하되 축제 연상 이미지는 전부 수정하기로 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