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가리비, 전복 등 패류를 최적 환경에서 길러낼 수 있는 스마트 양식 시스템이 나온다.
해양수산 데이터 전문기업 씨뱅크(대표 정선진)는 바다 환경 데이터 분석 정보를 토대로 개별 패류 양식 환경을 최적화할 수 있는 '지능형 패류 양식 시스템'을 개발, 내년 초 선보인다고 1일 밝혔다.
어류 양식에 정보통신기술(ICT) 적용 사례는 더러 나왔지만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술을 패류 양식에 적용한 사례는 국내외 처음이다.
'지능형 패류 양식시스템'은 양식장 환경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DNA(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기반 '시스테이션(해양관측부이)', 바다에서 채취한 씨앗을 육상에서 길러내는 '종묘생산시스템', 수확한 패류를 확인 분류하는 '3D 스캐너 장비'로 구성됐다.
지능형 패류 양식시스템은 보유 데이터와 현장 양식장 내 패류 종류, 양식 규모, 수확 시기 등 실시간 데이터 결합, 빅데이터 분석, 바다와 양식장 환경 변화, 패류 성장 예측, 현재 환경에서 최적의 양식 패류, 패류별 수확 가능량 등 다양한 예측 모델을 도출·제공한다.
양식업주나 업체, 양식 연구기관 등 고객은 제공된 예측 모델을 활용해 현재 여건에 맞는 패류를 취사선택할 수 있다.
시스테이션은 양식장과 인근 해상·해저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핵심 설비이자 기술이다. 바다 양식에 필요한 기본 데이터인 수온, 용존산소, 산도(PH), 클로로필(영양분), 염도를 수집·분석한다.
시뱅크는 지난 2018년부터 경남 통영과 고성 연안 양식장 5곳에 시스테이션을 구축해 정보를 수집 축적해왔다. 현재 바다 양식 환경 데이터셋 200만개 이상을 확보한 상태다.
종묘생산시스템과 3D스캐너 장비는 양식장 및 양식업을 고도화, 고부가가치화할 수 있는 옵션형 설비다.
종묘생산시스템은 바닷속에 패류 종자 수집 환경을 구축해 자연산 종자를 얻고 이를 육상에서 생장시킬 수 있다. 어미 패류를 가둬놓고 종자를 얻는 기존 인공 종묘생산시스템에 비해 건강한 종자를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다.
3D 스캐너 장비는 수확한 성체 패류를 이미지 데이터와 레이저 스캐너를 이용해 알맹이 크기, 부패 여부 등 성장 상태를 확인하고 자동 분류할 수 있다.
정선진 대표는 “모든 패류 양식에 적용 가능해 내년 출시와 함께 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어촌 초고령화와 소멸 문제에 대응해 청년층을 어촌으로 유입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씨뱅크는 양식 빅데이터 정밀도를 높이고자 현재 통영, 고성에서 오는 2025년까지 남해안 전역과 서해, 동해안까지 400여곳에 시스테이션을 구축하고, 1억개 이상의 데이터셋을 확보할 계획이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