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 하락 막자"…日, 지난달 역대 최대 61조원 투입

일본이 지난달 미국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60조엔 이상을 외환시장에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재무부는 지난 9월 29일~10월 27일 환율 개입 실적 6조3499억엔(약 61조22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 단위 엔 매입-달러 매매 개입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1998년 6월 이후 처음 실시한 9월 22일 시장 개입분을 합하면 누적 총액은 9조1881억엔(약 88조원)이다. 1991년 5월부터 24년간 총 13회 실시한 시장 개입액 합계인 4조8793억엔(약 46조7300억원)을 크게 웃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지난달 21일 등에 외환시장 개입 사실을 공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재무부 자료와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 통계 등을 바탕으로 지난달 21일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액을 5조5000억엔(약 52조6900억원)으로 추산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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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에 따르면 엔화 가치는 같은 달 22일 새벽까지 일시적으로 1달러 당 144엔대까지 7엔 이상 급등했다. 4엔 이상 오른 24일에도 6900억~8900억엔 수준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엔저 진행이 일정 수준 억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닛케이는 전례 없는 엔저 현상과 달러화 가치 급등으로 이어지는 미·일 금리 차이, 무역적자 등 구조적 요인이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외환개입 효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닛케이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는 반면 일본은행은 금융 완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교했다. 이에 따라 양국간 금리 차이는 당분간 더 벌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