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통장도 '연 7%' 금리 속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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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하는 A씨는 최근 갱신일이 도래하면서 연 4% 중반에서 사용 중인 이자가 연 7%대로 조정된다는 내용을 통보받았다. 기준 금리 인상에 따라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인상됐다는 것이 이유였다. 당장 상환 여력이 없던 A씨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다른 은행으로 대환을 고려 중이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른 은행 마이너스통장 개설이 부결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주요 시중은행 가계대출 금리 인상이 상승세를 거듭하면서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연 7%를 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개설이 부결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9월 중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평균금리는 연 5.32~6.15%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이들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가 연 3.88~4.49%라는 점을 볼 때 하단은 1.44%포인트(P)가, 상단은 1.66%P 인상된 수준이다. 특히 일부 은행의 경우 신용점수에 따라 마이너스통장의 평균 금리가 연 6.92%로 7%에 달하는 곳도 있었다.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급등한 것은 가계대출 금리는 '대출 기준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결정되는데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금리도 빠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연 7%를 넘었다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물가·환율 상승과 미국의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P 인상) 등에 대응해 한국은행이 최근에도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전체 시장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전체 영향이 반영되면서 시중은행은 물론 인터넷전문은행, 제2금융권까지 가계대출 금리가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대환대출을 위한 마이너스통장 개설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당장 여력이 없는 소비자들이 다른 시중은행 또는 인터넷전문은행 등으로 마이너스통장 개설을 시도하고 있지만, 부결되거나 되려 금리가 높은 경우도 나왔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