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와나 사태 입 연 허백영 빗썸 사장..."국감에서 거짓증언 나왔다"

국감 '녹취록' 한쪽 입장서 악의적 편집
국민·국회 기만 행위 법적 엄단해야
대표·대주주 상장 개입할 수 없는 구조
토큰 검토기간 5개월…반나절 주장 당혹

허백영 빗썸 사장 겸 경영위원.
허백영 빗썸 사장 겸 경영위원.

“올해 국정감사를 보면서 너무 놀랐다. 증인에게 녹취파일을 들려주면서 스크린에 통화 내용 녹취록을 표시했는데, 전부 다 거짓말이었다. 국정감사라는 전 국민이 다 보는 자리에서, 국회의원들까지 속이며 기만한 이런 행위는 법적으로 엄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허백영 빗썸 사장 겸 경영위원은 1일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10월 6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진홍 전 엑스탁 대표(현 프리대부 대표)를 증인으로 소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아로와나 토큰 시세조작 혐의 등 문제에 대해 질의했다. 당시 증거로 제시된 녹취록에는 다양한 빗썸 관계자들 이름이 언급됐다. 녹취록 속 인물이 '허백영 대표(당시 빗썸 대표)를 만나야 한다' '무릎을 꿇고서라도 설명하겠다' 등 다소 자극적인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이에 대해 허백영 사장은 해당 녹취록 내용이 허위사실들로 이뤄져 있다고 지적했다. 녹음 파일은 악의적으로 편집돼 한 쪽 목소리만 일방적으로 담겨 있고, 정작 녹취에서 언급된 빗썸 관계자 음성이나 통화내역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허 사장은 “빗썸 대표에게 무릎을 꿇어봐야 상장에 전혀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사실은, 빗썸에서는 말단 사원까지 다 알고 있다”며 “마치 아로와나 토큰 상장 배후에 비리가 있었던 것처럼 교묘하게 말을 만드는 세력이 있다”고 말했다.

◇허백영 사장 “코인 상장, 대표이사·대주주도 영향 미칠 수 없어”

빗썸은 대표를 비롯해 대주주나 그 어떤 내부 인물도 상장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로와나 토큰 경우에도 지난 2020년 최초 상장 신청을 접수한 후 5개월에 걸친 검토를 거쳐 상장됐으며, 일각 주장처럼 반나절 만에 졸속 상장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빗썸은 상장심의위원회에서 해당 가상자산 상장 여부를 결정하는 심의를 하고, 이후 상장 실무를 담당하는 상장지원팀에 내용이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사전 정보유출 방지와 내부자 거래를 철저하게 막기 위해 심의 진행 사항은 내부 임직원들에게 전혀 공유되지 않는다. 즉 특정 코인 상장 여부와 시기는 상장 시까지 대표이사에게까지 공유되지 않는 기밀이다.

허 사장은 “이러한 절차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거래지원을 하루 이틀 만에 결정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할 수 있다”며 “즉 해당 주장은 빗썸 상장 절차조차 전혀 모르는 사람이 주장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아로와나 토큰과 관련 빗썸 시세조작 협조(방임)나, 이면계약에 대한 의혹들도 모두 허위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상식적으로도 이와 같은 행위를 통해 빗썸이 볼 이득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단기간 반짝 수수료 수익이 날 수는 있으나, 전체 수수료 수익에서 미미한 부분이며 거래소에 부정적 이미지만 쌓을 문제를 빗썸이 도모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로와나 프로젝트, 시세조작도 졸속상장도 없었다”

아로와나 토큰의 경우 최초 상장 시점에 수백배 이상 가격이 폭등하면서 시세조작 가능성에 대해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다만 빗썸은 대부분 코인이 상장 시점에 극심한 가격변동이 나타나는만큼, 아로와나 사례 역시 특별한 사례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거래소는 시세 조작을 판단할 때 내부 기준으로 설정한 입금량 대비 과다하게 입금되는 경우를 감시한다. 이와 같은 '이상 입금'이 감지되면 빗썸은 해당 물량에 대해 거래를 차단하고 입금자에게 자금 출처 등의 소명을 요구한다. 그런데 아로와나 토큰에 대해서는 이와 같은 이상징후가 없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컴이라는 배후 기업의 영향력, 비교적 작은 규모 유통량이 가격 급변동을 이끌어낸 원인이라는 것이 빗썸 해석이다.

허 사장은 아로와나 토큰 상장 심의 과정도 부실한 부분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상장 절차에서 다른 프로젝트와 비교해 절차적 예외를 두거나 편의를 봐준 것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아로와나 프로젝트는 빗썸 상장을 앞두고 백서 내용을 은밀히 교체, 박진홍 엑스탁 대표를 포함 프로젝트에 참여한 주요 인물을 은폐하려는 정황이 포착된 바 있다.

박진홍 대표가 참여한 엑스탁 코인은 2018년 코인빗 등 중소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했으나 백서에 로드맵서 제시한 계획을 대부분 수행하지 못했다. 결국 엑스탁은 코인빗에서도 지난해 말 상장폐지됐고 투자자 대부분은 큰 손실을 봤다. 엑스탁 투자자들은 기존 프로젝트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엑스탁이 몇 달 만에 새 프로젝트로 갈아탄 것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했다.

허 사장은 “아로와나 프로젝트를 이끈 박진홍 씨가 과거 논란이 있었던 엑스탁 대표였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으나, 사실상 프로젝트를 직접 이끌고 있는 것은 한컴이었기 때문에 사업적 우려는 없다고 판단했다”며 “또한 상장 이후에 백서 수정은 문제가 되겠지만, 상장 이전에 백서 수정은 결격 사유라고 보기 어려우며, 아로와나 프로젝트가 부실하다는 그 어떠한 명확한 근거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