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때문에"…화성 탐사선 인사이트, 4년만에 수명 다해

인사이트가 로봇 팔에 달린 카메라로 2018년 12월 6일 셀카(왼쪽)와 2022년 4월 24일 셀카. 미 항공우주국/캘리포니아 공과대학 제트추진연구소.
인사이트가 로봇 팔에 달린 카메라로 2018년 12월 6일 셀카(왼쪽)와 2022년 4월 24일 셀카. 미 항공우주국/캘리포니아 공과대학 제트추진연구소.

화성의 지질학자 ‘인사이트’(InSight)의 수명이 몇 주 안에 다할 것으로 보인다.

미 항공우주국(NASA, 이하 나사)는 1일(현지시간) 화성 지질 탐사선 인사이트의 전력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어, 적어도 몇 주 안에 전원이 꺼질 것이라고 밝혔다.

먼지로 뒤덮인 태양광 패널과 최근 주변 지역에서 발생한 먼지 폭풍이 임무 종료의 원인이다. 전력을 절약하기 위해 지진계를 끄기도 했으나, 결국 2018년 연락 두절된 로버 ‘오퍼튜니티’와 같은 길을 걷게 됐다.

2018년 인사이트 착륙선을 탑재한 로켓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 세워져있다. 미 항공우주국/캘리포니아 공과대학 제트추진연구소
2018년 인사이트 착륙선을 탑재한 로켓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 세워져있다. 미 항공우주국/캘리포니아 공과대학 제트추진연구소
인사이트와 같은 크기의 복제품 포어사이트(ForeSight)로 계측기 배치를 연습하는 모습. 화성의 햇빛을 재현한 밝은 노란색의 조명으로 인해 일부 연구자들이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캘리포니아 공과대학 제트추진연구소
인사이트와 같은 크기의 복제품 포어사이트(ForeSight)로 계측기 배치를 연습하는 모습. 화성의 햇빛을 재현한 밝은 노란색의 조명으로 인해 일부 연구자들이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캘리포니아 공과대학 제트추진연구소

인사이트는 지각, 맨틀, 핵 등 화성 지질을 분석하는 임무를 띄고 지난 2018년 11월 26일 화성에 착륙했다. 지난 4년간 기록된 규모5 이상의 화성 지진은 1300회 이상, 이 외에도 토양과 날씨에 대한 데이터 등 인사이트는 유의미한 자료를 수집해왔다.

하지만 혹독한 화성의 날씨에 인사이트는 전력을 잃어가고 있다. 전담팀은 지난 초여름, 전력이 너무 적게 남아있어 지진계를 제외한 모든 과학 기구들을 껐다. 심지어 지진계를 자동으로 정지시키는 단층 보호 시스템의 전원도 껐으나 태양광 패널에 내려앉은 먼지가 충전을 방해했다.

인사이트 연구책임자 브루스 배너트는 “여름부터 전력 용량은 20% 미만으로 줄어들었다”며 “이는 우리가 더 이상 24시간 내내 기구를 가동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 뜻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담팀은 최근 마지막 광학기구, 지진계까지 완전히 끄기로 결정했다. 나사는 인사이트의 통신이 두 번 단절됐을 때 임무 종료를 선언할 예정이다. 화성 중계 네트워크의 일부로 화성 궤도를 돌고 있는 우주선과의 통신을 기준으로 한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지난해 12월 24일 화성에 성긴 운석 충돌구. 미 항공우주국/캘리포니아 공과대학 제트추진연구소/애리조나 대학교.
미국 동부 시간으로 지난해 12월 24일 화성에 성긴 운석 충돌구. 미 항공우주국/캘리포니아 공과대학 제트추진연구소/애리조나 대학교.

한편, 최근 인사이트는 화성 정찰 궤도선(MRO)과 함께 촬영한 ‘따끈따끈한’ 운석 충돌구를 공개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크기 5~12m로 추정되는 운석이 화성의 얕은 대기를 그대로 통과해 화성의 평원지대 ‘아마조니스플라니티아’에 떨어지면서 남긴 흉터다.

화성 표면엔 축구장보다 넓은 폭 150m, 깊이 21m의 충돌구가 생겼다. 이로 인해 화성에는 규모4의 지진이 발생했고, 파편 일부는 충돌 지점에서 37km 떨어진 곳까지 날아갔다. 충돌구 아래에서 다량의 얼음이 발견되기도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