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후반, 뱀파이어(흡혈귀)로 여겨지던 남성의 얼굴이 복원됐다.
1일(현지시간) 미국 과학전문지 라이브사이언스는 뱀파이어라는 누명을 쓰고 죽은 18세기 남성이 결핵 환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유전적으로 평범한 인간 남성이었다.
DNA 기술 회사인 파라본 나노랩스와 DNA 식별 연구소(AFDIL)의 법의학자들은 DNA 분석을 통해 18세기 후반 폐결핵으로 사망한 남성의 얼굴을 복원했다. 흰 피부와 갈색 눈, 갈색 또는 검은색 머리카락과 약간의 주근깨를 가졌다.
이 남성의 유골은 지난 1994년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JB55’라고 새겨진 관 안에서 발견됐다.
관은 놋쇠 압정으로 박혀 있는 한편, 얼굴은 심각하게 훼손돼 있었고 대퇴부뼈도 조각난 상태로 십자가처럼 놓여있었다. 흔히 독극물을 나타내는 ‘스컬 앤 크로스본’ 형태다.
당시 일부 지역에서는 시신이 깨어나 움직이는 ‘언데드’가 사람들을 괴롭힌다고 믿었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시신을 훼손해야 한다고 믿었다. 뱀파이어도 언데드 중 하나다.
연구원들은 JB55가 생전 뱀파이어와 같은 특징을 보였기 때문에 시신이 훼손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타지 영화에 흔히 등장하는 뱀파이어 캐릭터는 창백한 피부, 붉게 부은 눈과 입가에 핏자국 등의 외형으로 묘사된다. 이는 200여 년 전 유럽인들이 믿었던 뱀파이어의 특징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특징을 다시 현실에 대입해보면 폐결핵 환자처럼도 보인다. 2019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JB55의 갈비뼈에서는 만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와 같은 병변이 발견됐다.
또, 온라인 계보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그가 평범한 농부 존 바버(John Barber)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JB는 그의 이름 약자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