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에 발목을 잡혔다.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거점이 있는 정저우시 산업단지가 봉쇄되면서 심각한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산업단지가 2일(현지시간) 정오부터 7일간 폐쇄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허난성은 지난 1일 코로나19 확진자 359명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전날은 95명에 불과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만에 3배 이상 급증한 데 따라 방역 당국이 사람과 화물 이동을 제한하는 극약처방에 나섰다.
해당 산업단지에는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거점으로 꼽히는 폭스콘 정저우 공장이 있다. 봉쇄 기간 아이폰 생산에 필요한 자재와 인력 투입이 사실상 끊기는 것을 감안하면 애플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19일 폭스콘 공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일부 직원들은 감염을 우려해 고향으로 떠나기도 했다. 폭스콘은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구내식당을 폐쇄하는 등 방역 조치에 나섰지만 음식과 생필품이 부족해 직원들 불만이 커졌다.
애플은 지난 9월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이폰14를 출시했다. 이반 램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폭스콘 정저우 공장은 아이폰14 시리즈의 80% 이상, 아이폰14 프로의 85%를 생산하고 있다. 아이폰이 애플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고려하면 공장 가동 중단의 여파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콘은 최근 정저우 공장에서 최대 30만명 직원을 고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가운데 몇 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WSJ는 공장 직원들이 누가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생산라인에 투입됐다고 지적했다. 폭스콘은 정저우 공장 생산물량 일부를 중국 내 다른 공장으로 이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WSJ은 현재 허난성에서 나타나는 전면적 봉쇄, 대규모 핵산증폭(PCR)검사, 강제격리, 사업장 폐쇄 등은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를 유지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대가라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