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전술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비상시 핵공격에 버틸 수 있는 특별 방공호 425개를 수도 키이우(크이우)에 마련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렉시 쿨레바 키이우 주지사는 이날 현지 방송 흐로마츠케와의 인터뷰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지만, 모든 것이 잘되길 바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키이우에는 1000개 이상의 일반 방공호가 있는데, 대부분 지하철 역사 등 지하시설을 단순 활용하거나 일부는 거리로 창문이 나 있어 핵 낙진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할 수 없다. 이에 더 깊고, 더 견고하고, 환기가 잘 되는 특별 방공호를 추가로 마련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특별 방공호가 비상시 사용될 수 있도록 필요한 물자를 공급하고 있으며, 주변 지역민에게 대피 경로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응급구조대원들은 방사능 보호장비를 지급받았으며, 대응 방법 등 유사시를 대비하고 있다.
또, 당국은 공격이 임박했을 경우를 대비해 핫라인 구축과 라디오 방송, 확성기가 장착된 자동차 등 통신수단 마련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방공호 내부에서 외부와 고립되는 일이 없도록 대비하는 것이다.
같은 날 NYT는 미 고위급 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 군 수뇌부가 최근 우크라이나에 전술 핵무기를 언제,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 논의하기 위한 대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와 관련한 준비 동향은 없다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더티 밤’(방사능 물질을 넣은 재래식 폭탄) 사용 가능성을 주장했다. 서방은 이를 러시아의 ‘가짜 깃발 작전’으로 해석했다. 러시아가 전술핵무기를 사용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더티밤을 명분으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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