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소니 등 글로벌 제조사가 잇달아 '탈(脫) 플라스틱'을 선언하고 나섰다. 친환경 경영 체계가 기업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플라스틱을 새로운 재료로 대체하는 움직임이 이어진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소니가 내년부터 플라스틱 포장재를 대체하기 위해 종이와 자체 개발한 신소재를 투입한다고 보도했다. 스마트폰 등 자사 소형 전자기기를 시작으로 TV 등 대형 가전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 대기업이 플라스틱 포장 정책을 완전히 폐기하는 첫 사례다.
닛케이에 따르면 소니는 스마트폰, 카메라 등 무게 1㎏ 이하 소형 제품에 친환경 포장재를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이는 소니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 40% 수준이다. 지난해 소니그룹이 배출한 포장재 무게는 약 9만톤이다.
소니는 외부 협력사에서 공급받는 종이상자 외에 대나무 등에서 추출한 원료로 개발한 신소재를 사용할 계획이다. 포장재 전환에 따라 증가하는 비용은 상품 사양을 조정해 충당한다. 사용설명서를 삽화나 QR코드 등으로 대체해 비용을 최소화한다.
닛케이는 소니 등 글로벌 기업에 환경 대응이 중요 키워드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주요 시장이 플라스틱 사용 제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오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재에 재생원료를 30% 이상 사용하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중국도 식기 등에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주요 기업은 탈 플라스틱에 가속을 붙이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주요 상품 포장재에서 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비중을 4%까지 줄였다. 2025년까지 모든 상품 포장재에서 플라스틱을 퇴출할 방침이다. HP는 PC 등에 사용하는 포장재를 발포 스티로폼에서 종이 용기로 전환했다.
이케아는 2025년까지 신상품을 대상으로 플라스틱 포장을 중지할 계획이다. 이후 2028년까지 기존 출시 상품으로 '논 플라스틱'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