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앱에서 은행 예·적금 비교·가입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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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파이낸셜, 토스, 뱅크샐러드, 핀크, 신한은행 등 9개 핀테크·금융 플랫폼에서 예·적금 상품 금리를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내년 하반기 시작된다. 최근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고금리 예·적금 상품에 가입하려는 수요가 몰리고 있어 금융사들이 해당 플랫폼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9일 금융위원회는 혁신금융심사위원회를 열고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예·적금 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깃플, 네이버파이낸셜, 뱅크샐러드, 비바리퍼블리카, 신한은행, NHN페이코, 줌인터넷, 핀크, 씨비파이낸셜이 지정 대상자다. 내년 2분기 이후 서비스 개발 상황, 출시 가능성 등을 점검한 후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통상 혁신금융서비스는 1개사가 신청하지만 금융위가 예금중개업 라이선스 신규 도입을 앞두고 시범 도입하는 성격이어서 서비스 진출을 희망한 다수 기업이 선정됐다. 금융위는 국내 빅테크·핀테크 대상으로 이번 혁신금융서비스를 위해 올해 초 사전 수요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참여가 유력했던 빅테크 중 하나인 카카오페이는 참여하지 않았다. 최근 벌어진 데이터센터 사고 건으로 금융감독원 검사를 받고 있어 참여가 여의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현재 금융소비자가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비교하려면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이나 저축은행중앙회 사이트에서 금리를 비교해야 한다. 일부 핀테크 플랫폼에서 개별 은행과 제휴를 맺고 예·적금 상품을 광고 형태로 노출하고 있다. 예금성 상품의 경우 중개업무 등록 요건이 없어 여러 예·적금 상품을 비교·추천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예·적금 중개 서비스가 도입되면 금융소비자는 핀테크 앱에서 다양한 금융사의 예·적금 상품 금리를 한눈에 비교하고 가입까지 할 수 있다. 은행과 핀테크 간 제휴 수준에 따라 상품 가입 편의성은 각각 달라질 전망이다.

금융위는 공정한 상품 비교·추천을 위해 서비스 출시 전 알고리즘 공정성과 적정성을 신뢰할만한 기관에서 검증받도록 조건을 제시했다. 또 플랫폼으로 신규 모집액이 과도하게 쏠리지 않도록 플랫폼 판매 비중 한도를 설정했다. 은행은 전년도 예·적금 신규모집액의 5% 이내, 저축은행과 신협은 전년도 예·적금 신규모집액의 3% 이내다.

소비자 오인 방지를 위해 계약주체가 신청사(플랫폼)가 아닌 금융사이고 상품가입이 해당 금융사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명확히 안내해야 한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빅테크·핀테크는 새로운 예·적금 중개 서비스 활성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최근 기준금리가 상승해 시중은행에서 고금리 상품이 다수 등장하고 있어 금융소비자 수요가 상당히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상품을 공급하는 시중은행은 플랫폼 참여를 고민하는 분위기다. 금융소비자가 적극적으로 고금리 상품을 찾아오는 분위기인데 굳이 플랫폼에 중개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사용자 확보 경쟁을 할 필요가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은행이 단순 상품 공급사로 전락하고 무리한 금리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플랫폼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여전하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