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점령지였던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에서 9일(현지시간) 철수하고 방어선을 새로 구축하기로 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헤르손에서 철수하고 드니프로 강 동쪽 건너편에 방어선을 구축할 것을 군에 명령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주재 러시아군 최고사령관인 세르게이 수로비킨은 이날 TV 연설에서 "더는 헤르손시에 보급 활동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쇼이구 장관은 이에 "당신의 결론에 동의한다, 군대를 철수해 이동하라"고 명령했다.
헤르손은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맞붙은 요충지다. 헤르손주는 다른 3개 우크라이나 영토와 함께 주민 투표와 의회 승인을 거쳐 지난달 5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종 서명으로 러시아 합병 절차를 완료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 이곳에서 러시아 점령지 약 500㎢를 수복한 데 이어 대규모 공세를 펴며 탈환을 시도해왔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철군 발표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로이터 통신에 "일부 러시아군이 아직 헤르손주에 주둔하고 있어 철수했다고 이야기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하르키우와 리만 등 점령지를 잇달아 우크라이나군에 내주며 고전해왔다.
올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점령했던 헤르손 전역을 내놓게 된다면 러시아군이 겪게 될 전략적·심리적 타격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