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로켓배송 도입 후 8년 만에 첫 흑자를 달성했다. 매출도 사상 최대다. 지난 수년간 물류 인프라와 기술에 투자한 승부수가 결실을 맺으며 적자 기업에서 탈피, 수익을 내는 서비스로 진화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쿠팡은 올 3분기 영업이익 1037억원(약 7742만달러)으로 흑자 전환했다. 2014년 로켓배송 도입 후 첫 분기 흑자다. 당기순이익도 1215억원(약 9067만달러)을 거뒀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 증가한 6조8383억원(51억133만달러)다. 원화 기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이다.
쿠팡 흑자는 거래액이 커지면서 마진율을 높일 수 있는 '규모의 경제'가 마련된 덕분이다. 3분기 쿠팡의 매출총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4% 늘어난 12억달러로 역대 최대다. 매출 총이익률은 24.2%에 달한다.
공급망 최적화와 머신러닝, 로보틱스 등 자동화 기술에 기반한 물류 네트워크도 이번 실적 원동력이다.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은 콘퍼런스콜에서 “이번 성과는 기술과 풀필먼트, 라스트마일을 통합한 물류 네트워크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쿠팡 생태계 '록인 효과'도 이어졌다.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활성 고객은 1799만명으로 지난해보다 7% 늘었다. 1인당 고객 매출은 38만원(284달러)으로 19% 증가했다. 쿠팡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프레시·마켓플레이스) 분야 매출은 6조5684억원(49억달러)으로 원화 기준 28% 증가했다. 회사 측은 “프로덕트 커머스 성장세는 한국 e커머스 시장의 성장 속도보다 4배 빠르다”고 설명했다. 신규 사업 손실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쿠팡플레이·쿠팡이츠·해외사업·핀테크 등 신사업 부문의 조정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손실은 지난해와 비교해 50% 줄어든 593억원(4430만달러)을 기록했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수익 개선은 기술과 인프라, 공급망 최적화 및 혁신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